[아시안컵 최종명단] 전문 센터백이 너무 많다… 관성대로 선발한 클린스만, '3명은 안 쓴다' 선언으로 해석되는 명단

김정용 기자 2023. 12. 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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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3명 늘어난 선수단에 포함시킨 선수는 중앙 수비수였다. 멀티 플레이어도 아닌 전문 중앙 수비수를 5명 선발한 건 비효율적이다.


28일 용산CGV 15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아시안컵은 1월 12일부터 시작해 2월 10일에 종료된다. 한국은 1월 2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한다. 6일에는 이라크와 최종 평가전을 치르고 10일 카타르로 입성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편성돼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래 23명 선발을 전제로 지난 10월부터 두 차례 대표팀 소집 동안 선수를 거의 바꾸지 않았다. 부상 등의 이유로 선수단이 소폭 변하면서 10월부터 뽑아 본 선수는 총 25명이었고, 황의조가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명단 배제되자 24명이 남았다. 여기에 2명을 더 선발해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윙어 양현준과 센터백 김지수였다. 양현준은 큰 틀에서 황의조가 빠져나간 공격자원으로 볼 수 있지만, 김지수의 활용도가 의문이다.


브렌트퍼드 진출 이후 출장기회를 잡기 힘들었던 김지수의 컨디션도 아쉽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센터백이 너무 많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존의 김민재, 김영권, 정승현을 유지하면서 김주성, 김지수를 더 뽑아 전문 센터백을 5명 꾸렸다. 여기에 미드필더로서 막차를 탄 박진섭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센터백을 소화하는 등 수비수의 성격이 큰 선수라 6명으로 볼 수도 있다.


보통 각 포지션에서 더블 스쿼드를 구성하고 골키퍼를 넉넉하게 3명 뽑아 23명을 맞추는 게 기존 대표팀 구성이다. 여기서 3명이 늘어났으므로 전력유출이 있거나, 경기 중 투입할 카드가 필요한 위치에 활용하면 된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한 장을 전문 센터백에 활용해 중앙수비를 2.5배수 갖췄다.


클린스만 감독은 스리백을 본격적으로 실험해 본 적이 없다. 센터백 5명 중 측면수비나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부상자가 생기지 않는 한 김민재를 중심으로 김영권, 정승현 중 한 명을 조합하면서 대회를 다 치를 것이 유력하다. 부상시 대체요원을 포함해 4명이면 충분한 포지션에 5명을 뽑은 것이다.


결국 실전 투입될 가능성이 희박한 김지수의 선발은, 클린스만 감독이 기존 방침대로 23명 규모 선수단으로 대회를 치르고 3명은 사실상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아시안컵은 각 경기별로 최대 23명을 경기 엔트리에 넣고, 나머지 3명은 배제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막판에 선발한 김지수와 양현준, 여기에 김주성 정도를 더해 테크니컬 시트로 매 경기 보낼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은 원래  활용할 선수 이상을 선발하지 않으려는 편이다. 친선경기마다 23명을 고집한 것도 어차피 투입하지 않을 선수는 부르지 않는다는 방침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표팀은 26명으로 늘어났지만, 한국은 23명 안에서만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김지수 선발에서도 읽힌다. 미드필더 박진섭의 멀티 능력을 감안한다면 김주성과 김지수 둘 다 대회 내내 활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막차를 탄 두 선수는 정확히 가장 최근(9월) 선발해 본 유럽파 2명과 일치한다. 클린스만 감독의 '유럽파 선호'와 '가장 최근 테스트해 본 선수 선발'이라는 단순한 원칙대로 추가 인원을 채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팀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선수를 찾았는지 의문이다.


한국의 기존 23명이 물샐 틈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면 추가 3명을 단순 유망주로 채워 대회 현장 관전 및 연습상대 경험에 의의를 두는 것도 그럴 만하다. 일부 국가는 메이저 대회에 나가는 공식명단 외에 연습상대로 유망주들을 더 동행시키기도 한다.


양현준. 서형권 기자
김지수(대한민국 U20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한국의 23명에 불안요소가 있다는 점에서는 추가 선수 활용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프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레프트백 이기제의 자리, 박용우가 아닌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점,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공백으로 인해 일부 포지션은 부상자 발생에 유독 취약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클린스만 감독이 선발해 본 선수 중에서만 찾아도 측면 수비와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강상우와 안현범, 중앙에서 공격적인 역할과 수비적인 역할이 다 가능한 백승호, 측면공격과 최전방 보완이 가능한 송민규등의 옵션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활용 가능성이 특히 떨어지는 센터백이었다.


▲ 아시안컵 최종 명단 26인


GK :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DF :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HD), 김진수(전북현대),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FC서울), 김지수(브렌트퍼드)
MF : 손흥민(토트넘), 박용우(알아인),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헨트), 황인범(츠르베나즈베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턴), 이순민(광주FC),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현대), 양현준(셀틱)
FW: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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