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기성용 못 했는데…'한 시즌 10골', 황희찬 해냈다→SON 이어 2번째 '쾌거'

나승우 기자 2023. 12. 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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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박지성, 기성용 등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스타들도 해내지 못했던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해냈다.

황희찬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브렌트퍼드 원정 경기에서 2골을 넣어 4-1 대승에 앞장섰다.

이날 황희찬은 2선의 마테우스 쿠냐, 파블로 사라비아와 함께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14분 황희찬이 추가골을 넣었다.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브렌트퍼드 수비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게 조금 짧았다. 이를 파악한 황희찬이 재빨리 압박을 시도해 골키퍼가 공을 잡기 전에 끊어냈다. 골키퍼를 제친 황희찬은 편안하게 빈 골대 안으로 밀어넣어 2-0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리그 9호골이었다.

황희찬의 2번째 골은 전반 28분 나왔다. 브렌트퍼드가 추격골을 터뜨려 2-1이 된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8분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수비가 달려들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접으면서 벗겨냈고, 골키퍼가 나오는 움직임에 맞춰 골문 구석을 노려 오른발로 차 넣었다. 리그 10호골로 프리이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단일 시즌 10골 이상 득점한 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제외하고는 황희찬이 최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를 누볐던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퀸스파크레인저스)이나 설기현(레딩·풀럼), 기성용(스완지시티·선덜랜드·뉴캐슬) 등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

과거 맨유와 QPR에서 뛰었던 박지성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지만 리그에서 10골 이상 넣은 적은 없었다.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은 2006/07, 2010/11시즌 맨유에서 기록한 5골이었다.

설기현도 울버햄프턴에서 뛰다 2006년 레딩으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이적 첫 시즌 리그 4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이후 풀럼으로 이적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2시즌 동안 리그 1골에 그쳤다.

'미들라이커' 기성용도 8골이 최고였다. 스코틀랜드 리그 명문 셀틱에서 활약하다 스완지로 이적했던 기성용은 2014/15시즌 리그 8골을 넣으며 득점 본능을 일깨웠다. 이후 2020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지만 5골 이상을 넘긴 적이 없었다.

이외에도 박주영, 이청용, 지동원 등 공격적인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지만 모두 10골 이상 넣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이 2016/17시즌 리그 14골을 넣으며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8시즌 연속 단일 시즌 10골 이상 넣고 있다.

손흥민 뒤를 이어 황희찬이 단일 시즌 10골 고지를 돌파했다. 황희찬은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나와 시즌 첫 골을 터뜨려 개리 오닐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교체 투입 후 득점을 터트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로 등극했다.

5라운드 리버풀전부터 이번 브렌트퍼드전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으며, 9라운드 본머스전부터 지난 라운드 첼시전까지 10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은 리버풀전에서 리그 3호골에 성공했다. 6라운드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애스턴 빌라에 득점을 꽂아넣으면서 물오른 결정력을 과시했다.

특히 맨시티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경기 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황희찬을 '더 코리안 가이'라고 칭한 것이 화제가 됐고, 황희찬은 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해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과르디올라는 물론 그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똑똑히 새겨넣었다.

강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는 환상적인 슛 페인팅에 이은 마무리로 리그 6호골을 신고했다. 11월 풀럼전에서도 한 골을 추가한 황희찬은 이달 초 번리와의 경기에서 리그 8호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을 눈 앞에 둔 상태였다.

이후 3경기 동안 무득점을 기록했으나 이날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멀티골을 꽂아넣으며 마침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앞서 오닐 감독은 황희찬과의 재계약을 앞둔 당시 시즌 15골~20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황희찬이 보여준 활약은 팀이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라면서 "그와 재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 내가 이곳에 온 후로 그는 열심히 노력했고, 나와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것을 줬다"라고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또한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남은 시즌 황희찬의 활약을 크게 기대했다.

오닐 감독의 바람대로 황희찬은 리그컵 득점까지 11골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오닐 감독은 또한 브렌트퍼드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은 이제 10골을 넣었다. 믿을 수 없는 성적이다"라고 극찬하면서 "꿈만 같다. 내가 하는 일은 선발 명단에 항상 황희찬의 이름을 적어내 그가 계속 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골이 터졌을 때 황희찬이 환상적인 퀄리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훈련에서도 이런 장면들을 보여준다"라며 황희찬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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