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체할라”…‘해운 공룡 삼킨’ 하림, ‘먹튀’ 우려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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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국적컨테이너사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올랐지만 곳곳에서는 HMM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이 채권단 측에 보낸 공문에는 ▲하림의 HMM 인수자금 조달계획이 어떻게 재무 안정성을 인정받았는 지에 대한 평가 보고서 ▲HMM 인수기업에 3년간 1조 5000억원 배당 약속 여부 ▲우선협상대상자와 추진 중인 매각 계약의 조건 공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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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조 "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도 없이 '잘된단' 말만"
하림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 사실처럼 유포되고 있어"
하림그룹이 국적컨테이너사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올랐지만 곳곳에서는 HMM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 공표도 없이 재무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HMM 인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먹튀 논란’은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는 지난 27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게 HMM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정보 공개 및 공청회 개최를 요청했다.
이들이 채권단 측에 보낸 공문에는 ▲하림의 HMM 인수자금 조달계획이 어떻게 재무 안정성을 인정받았는 지에 대한 평가 보고서 ▲HMM 인수기업에 3년간 1조 5000억원 배당 약속 여부 ▲우선협상대상자와 추진 중인 매각 계약의 조건 공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위 3개 사항에 대한 국민 검증이 필요하다”며 노조의 협상 참관 또는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앞서 하림은 지난 19일 HMM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자금은 6조4000억원으로 알려졌으며, 하림그룹이 HMM 인수에 최종 성공하면 재계 순위는 기존 27위에서 13위권으로 훌쩍 뛰어오르게 된다. 하림은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팬오션을 앞세워 현금성자산, 유상증자, 선박 유동화 등으로 3조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을 통해 충당한단 계획이다.
하림을 향한 HMM 노조의 시선은 탐탁지 않았으며, 압박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림이 해운산업의 발전보다도 유보금 10조원과 재계 순위 상승 등을 위해 인수에 나선 것이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HMM 노조 관계자는 “하림이 HMM을 어떻게 인수하는지 봤더니 팬오션을 갈아 넣어 3조원을 마련하고, 인수금융을 땡겨 3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짜놨다”며 “유상증자까지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검토까지 하는데 어떻게 이런 매각이 성사될 수 있나”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하림은 유보금을 해운산업에 쓰겠다는 등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데 들어갈 때 나갈 때 다를 수도 있지 않나”라며 “인수를 위한 공수표일 수도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잘된다’는 말만 하니 우리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를 비롯해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지는 못한 상황이다. 하림보다 자산규모가 큰 HMM을 이처럼 무리하게 인수하다 자칫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될 수 있단 걱정이 만연하다.
실제 HMM과 하림의 자산규모를 들여다보면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어렵단 것을 알 수 있다. HMM의 자산규모는 25조8000억원으로, 17조원인 하림과 격차가 상당하다. HMM의 인수가 또한 6조4000억원인데, 이는 하림의 현금 보유액 10조원의 60%를 넘는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다운사이클(업황 부진)을 견뎌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재무능력과 해운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하림이 HMM을 잘 이끌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하림은 시장 우려를 일축하며,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사실처럼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림은 “HMM이 보유한 유보금은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독립 경영을 통한 시장경쟁’의 경영원칙이 팬오션과 HMM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밀유지계약의 범위 내에서 사실관계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이라며 “해운산업의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HMM이 국적선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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