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인기 식고 있는 美…"판매하려면 내연차보다 3주 더 걸려"

변선진 2023. 12. 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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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비싼 가격, 충전소 부족 문제로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미국 내 지난 1~10월까지 전기차 판매는 86만9000대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56% 증가했다.

JD파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가격은 5만1668달러로 내연기관차(4만4112달러)에 비해 17%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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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비싼 가격, 충전소 부족 문제로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전기차 이미지

28일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미국 내 지난 1~10월까지 전기차 판매는 86만9000대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56%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대수가 내연기관차에 비해서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판매 증가율이 70%를 넘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확실히 둔화된 것이다. 이런 흐름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전기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내연기관차보다 빠른 속도로 판매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자동차 쇼핑 웹사이트 에드먼즈 자료를 인용해 자동차 대리점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내연기관차보다 3주가 더 걸린다고 보도했다. WSJ는 "자동차 대리점에 전기차와 전기트럭 매물이 쌓이면서 업체들이 투자 계획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미국 완성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 중반까지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배터리 공장을 비롯한 12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관련 투자를 연기한 데 이어 내년 F-150 라이트닝 전기 트럭 생산량도 감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1위인 테슬라는 멕시코 공장 건설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인기가 식어가고 있는 데는 높은 가격이 자리한다. JD파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가격은 5만1668달러로 내연기관차(4만4112달러)에 비해 17% 높았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자 테슬라는 올 하반기부터 선제적으로 자사 제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했다. 인기 차종인 모델Y는 지난해 평균 판매가 대비 1만7000달러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인하 움직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지만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이다. 고금리,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어든 것도 전기차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전기차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WSJ는 "대부분의 전기차 구매자는 공공 충전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등 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6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인프라법을 통해 보조금 75억달러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8%로 여전히 낮다. 이는 또 다른 주요 자동차 시장인 중국(27%), 유럽(15%)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WSJ는 "중국과 유럽이 정부 보조금과 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을 복합적으로 내세워 전기차 판매 촉진에 더 일찍,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며 "후발주자인 미국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기차 가격이 더 저렴해지고 충전 인프라가 많아지는 2025년엔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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