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연료 메탄올 강세 아니더라"…'규제특구'에 묶인 조선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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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 기술 담당 임원들이 초격차의 핵심으로 친환경 선박 활성화를 꼽고 정부에 실증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등 선박 친환경 연료의 대세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실증작업이 필수인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가 갈길 바쁜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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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사업 전반에 대한 지원 다시 점검해야"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 기술 담당 임원들이 초격차의 핵심으로 친환경 선박 활성화를 꼽고 정부에 실증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등 선박 친환경 연료의 대세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실증작업이 필수인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가 갈길 바쁜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현호 HD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장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조선 초격차 기술 얼라이언스’ 출범식 직후 기자와 만나 "처음에는 메탄올 추진선이 강세일 것 같았지만 시장이 꼭 그렇게는 가지 않더라"며 "아직 메탄올을 공급받을 수 있는 선사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액화천연가스(LNG)선이 대세면 LNG 관련 기술만 개발하면 되는데, 또 다른 친환경 선박 연료인 메탄올이나 암모니아나 수소 기술도 연구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제한된 인력 여건 아래에서 친환경 전환에 대응하다 보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친환경 선박은 국내 조선산업 초격차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친환경 연료가 다양한데다 선박을 발주하는 고객사 요구도 까다로워 하나의 기술에만 매달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세계 3위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최근 중국에 발주했던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8척의 추진연료를 메탄올에서 LNG로 바꾸기도 했다.
조선업체들은 친환경 선박 개발에 매진하기 위해선 실증단계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호기 삼성중공업 친환경연구센터장은 "암모니아선박 등 친환경 선박 실증은 규제자유특구에서만 할 수 있다"면서 "신기술을 실증할 때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초격차 로드맵에 규제 완화를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호 연구소장도 "친환경 기술을 실증할 때 선사들의 의견을 바로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친환경 연료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과 기자재의 국산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문승한 한화오션 상선기술본부장(CTO)은 기자재 분야 실증사업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문 본부장은 "조선업계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기자재"라며 "국산화를 위해 여러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실증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화해서 선박에 탑재하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 보면 영세한 소부장 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실증사업 전반에 대한 지원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호 소장도 "친환경 연료 전환도 중요하지만 엔진, 연료공급시스템, 공급망, 사후 영업 서비스 등 전체 밸류체인을 다 완성해야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공급망 안정화에 좀 더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테크 얼라이언스 출범식에는 조선3사와 산업부 등 산학연관 관계자 20명이 참석했다. 미래 친환경 선박, 디지털 전환, 스마트 자율운항 등 3개 분과, 각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테크 얼라이언스는 내년 3월 말 목표로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얼라이언스에는 공급자만 들어와 있고 선사, 해운사 등 실제 고객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친환경 선박을 사용할 주체가 ‘이런 걸 해달라’라고 요청하고, 이를 논의할 기회가 없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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