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택시플랫폼 품는 카카오모빌리티, 이 규제에 발목? [팩플]
여성국 2023. 12. 28. 06:00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 전략에 유럽연합(EU)이 최근 내놓은 플랫폼 규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 최대 택시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 인수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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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2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카모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 그룹 계열사의 외부 투자를 검토하는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가 프리나우 인수 관련 인수 가격(약4000억원 추정)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투심위는 유럽 주요 거점 국가 위주로 프리나우를 인수하는 수정안을 제시했고, 카모가 이 내용을 프리나우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플랫폼 근로여건 개선 지침’이 카모 안팎의 인수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EU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카모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한 책임과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모가 인수 추진 중인 프리나우는 유럽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1개국 170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그룹이 주요 주주다. 카모는 지난 3월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에 이어 프리나우까지 인수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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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플랫폼 근로여건 개선 지침’은 총 5개 조건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플랫폼 기업을 고용주로 간주하는 지침이다. EU집행위원회가 최근 EU이사회·유럽의회간 3자 협상을 통해 타결했다. 조건은 플랫폼 수수료 등 급여에 대한 상한선 존재 여부, 업무 감독, 근무 시간 관리, 일감 분배 통제, 복장이나 특정 행동 규율 여부 등이다. 플랫폼 종사자가 피고용인으로 인정되면 최저임금, 유급휴가, 실업수당 등 근로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침은 기업이 플랫폼 종사자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하고, 플랫폼 종사자 간 사적 대화나 개인정보 등 수집도 금지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해
‘EU 플랫폼 근로여건 개선 지침’은 총 5개 조건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플랫폼 기업을 고용주로 간주하는 지침이다. EU집행위원회가 최근 EU이사회·유럽의회간 3자 협상을 통해 타결했다. 조건은 플랫폼 수수료 등 급여에 대한 상한선 존재 여부, 업무 감독, 근무 시간 관리, 일감 분배 통제, 복장이나 특정 행동 규율 여부 등이다. 플랫폼 종사자가 피고용인으로 인정되면 최저임금, 유급휴가, 실업수당 등 근로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침은 기업이 플랫폼 종사자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하고, 플랫폼 종사자 간 사적 대화나 개인정보 등 수집도 금지하고 있다.
지침이 공식 발효되면 EU 회원국들은 2년 안에 국내법에 이 지침을 반영해야 한다. EU는 배달 앱과 차량 호출 앱 등 플랫폼 종사자 약 55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프리나우 등 플랫폼 기업들의 사용자 책임 부담으로 인한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프리나우를 인수할 경우, 관련 책임과 비용이 향후 카모의 몫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향후 늘어 날 비용부담까지 떠안고 프리나우를 인수하는 게 맞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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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문제는 카카오 등 주요 주주들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인수 가격과 수익성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플랫폼 규제가 심해지는 유럽시장에 왜 가냐는 질문에 대해 카모 경영진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모 측은 아직 협상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부 운영사항에 대해 프리나우 측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로 인수가 결렬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유럽은 연말에 휴무가 길어 논의가 늘어진 부분이 있지만, 인수 논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규제 문제는 카카오 등 주요 주주들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인수 가격과 수익성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플랫폼 규제가 심해지는 유럽시장에 왜 가냐는 질문에 대해 카모 경영진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모 측은 아직 협상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부 운영사항에 대해 프리나우 측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로 인수가 결렬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유럽은 연말에 휴무가 길어 논의가 늘어진 부분이 있지만, 인수 논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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