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UFC 첫 승보다 데이나” 박현성, ‘백사장 양아들’을 꿈꾼다

김희웅 2023. 12. 2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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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플라이급 파이터 박현성(왼쪽)과 데이나 화이트 회장. 사진=박현성 인스타그램

최근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에서 화려한 첫 승을 거둔 박현성(28)은 ‘현실주의자’다. 냉철하게 자기 현실을 짚는 박현성이지만,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만난 후 “(UFC 입성이) 실감 난다”고 했다.

박현성은 지난 10일(한국시간) UFC 플라이급(56.7㎏) 데뷔전에서 섀넌 로스를 2라운드에 잠재웠다. 타격, 그라운드에서 상대보다 몇 수 위 기량을 뽐내며 UFC에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월 로드 투 UFC에서 우승해 UFC와 계약한 박현성은 최근 본지를 통해 “첫 경기긴 한데 전에 뛰기도 했고, (로드 투 UFC) 결승전도 라스베이거스에서 해서 (데뷔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현성은 UFC 입성 전 국내 단체 더블지에서 챔피언을 지냈다. 세계에서 가장 큰 MMA 단체인 UFC의 베네핏을 묻자, 박현성의 목소리가 밝게 바뀌었다. 그는 “(UFC의 복지를) 체감을 많이 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시합하면 PI(경기력 연구소)가 있다. 여기서는 모든 운동과 재활이 무료다. 살을 뺄 때 선수들이 먹을 음식이 제한되는데, 맛있게 요리해서 갖다준다. 감량이 정말 수월했다”며 웃었다. 

박현성이 UF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UFC

이제 UFC에서 첫선을 보였지만, 국내 MMA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른다. 박현성의 플라이급 랭킹(15위 이내) 진입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첫판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낸 덕이다. 조금 더 보태 박현성이 챔피언에 등극하리라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전 전승(피니시 8회)이라는 화려한 MMA 전적도 한몫했다. 

하지만 현실주의자인 박현성은 “나뿐만 아니라 UFC 선수들도 1승 했을 때는 그렇게 (이야기) 해주시지 않나. 지면 그렇지 않다. 그런 건 재미로만 보고 있다”며 “계속 이기게 되면 랭커는 내후년쯤에 가능할 것 같다. 챔피언은 너무 먼 미래”라며 손사래 쳤다.

그만큼 인상적인 승리를 챙긴 박현성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5만 달러)를 받았다. 경기 후 화이트 회장과 잠시나마 독대하기도 했다. 이제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화이트 회장과 만나는 건 손에 꼽는 일이다. 

소셜미디어(SNS)에 화이트 회장과 찍은 사진을 자랑한 박현성은 “너무 벙쪘다. 화이트 회장이 ‘인상 깊게 봤다’ ‘잘한다’ 등 칭찬을 많이 해줬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 기회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원하는 거 없냐고 해서 사진 한 번만 찍어달라고 했다. 이야기를 해도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라며 뿌듯해했다. 

박현성(왼쪽)이 성공적인 UFC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UFC

국내 UFC 팬들은 화이트 회장을 ‘백사장’이라고 부른다. 화이트 회장의 눈에 든 선수는 ‘백사장의 양아들’이라고 칭한다. 양아들은 다른 파이터보다 빠르게 랭커로 도약할 기회를 받는다. 화이트 회장의 ‘푸시’를 받는 것이다. 

박현성은 “주변 직원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 (앞으로) 네가 잘하면 좋은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해줬다. 동기부여를 준 거 같다. 처음으로 (UFC 입성이) 실감 났다. 경기에서 이긴 것보다 한 회사의 대표를 직접 마주하니 동기부여가 됐다. ‘열심히 하면 내 삶이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UFC 공무원’ 같은 파이터가 되겠다고 한 박현성은 “최대한 이기는 경기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재밌고 화끈해봤자 경기에서 지면 결국 버려진다고 본다. 이기는 게 1번, 그다음 화끈하게 하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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