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에 갇혀 쌓여간다"…다시 나타난 중국발 불청객의 공포
한동안 잊고 지냈던 미세먼지가 돌아왔다. 연말까지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초미세먼지 고농도 일수가 2015년 관측 이래 처음으로 반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기질 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의 올해(1월 1일~12월 26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분석한 결과, 전국을 기준으로 고농도 기준인 ‘나쁨(36~75㎍/㎥)’ 등급을 넘은 날은 총 25일이었다. 지난해(17일)보다 미세먼지에 뒤덮인 날이 8일(47%)이나 늘어난 것이다.
관측 이후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짙어져
27일에도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7㎍/㎥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었다. 인천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28일에는 수도권에 올겨울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연말까지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올해 고농도 일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 10년 만에 대기질 첫 악화…“석탄 발전 증가”
중국의 대기오염도가 반등한 건 최근 몇 년간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석탄 화력발전의 의존도가 커진 데다 겨울철 혹한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REA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전반적인 증가가 불리한 기상 조건과 더불어 대기오염 수준을 높였다”며 “초미세먼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지역의 석탄 생산량과 화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각각 4.4%와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3년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과 전쟁’을 선언한 이후 강력한 환경 규제 정책을 펴면서 중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13년 72㎍/㎥에서 지난해 29㎍/㎥로 절반 이상 낮아지는 효과를 거뒀다. 같은 기간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것도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이전보다 덜 날아온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 중국의 공기질이 다시 나빠지면서 서풍을 타고 유입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력도 커진 것이다.
대기 정체 잦아져…“오염물질 돔에 갇혔다”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연말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도 국외에서 유입되거나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한 탓이 크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기온이 오르고 보이지 않는 돔이 형성됐다”며 “오염 물질들이 돔에 갇혀 있다 보니 쉽게 흩어지지 못하고 축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서풍 따라 중국발 미세먼지 더 실려 온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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