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현대차, 둘째·셋째 동생도 챙긴다…기아∙모비스 날개
차량용 인발(금형을 이용해 정밀한 형상을 구현하는 가공 방식) 파이프를 생산하는 광성강관공업은 최근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A사에 샘플을 공급했고, 다음달엔 캐나다 B사에도 샘플을 보낼 예정이다. 다음 달 해외 바이어가 회사를 방문해 납품을 승인하면 내년 2분기엔 수출품 양산을 시작하려 한다.
충남 서산시에 있는 매출 400억원 규모의 이 회사가 수출 급물살을 탄 것은 최종 납품처인 현대차와 함께 지난 4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전시회 ‘WCX 2023’에 참가하면서다. 올해 WCX에는 광성강관공업을 포함해 20개 중소 기업이 현대차 지원으로 부스를 차렸다. 현대차는 부스 설치 비용과 숙박·항공료 부담 외에도 참여 기업의 사업 특성에 맞는 바이어 매칭, 사전 홍보, 통역, 비즈니스 미팅 등을 도왔다.
김동련 광성강관공업 부장은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로서 가진 전문 지식과 글로벌 네트워크인맥을 바탕으로 딱 맞는 해외 기업을 연결해준 덕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전시회 끝나고도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후 관리도 철저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 전시회 참가 당시 캐나다 납품처를 직접 방문해 수출 금액을 기존의 두 배로 늘리는 성과도 냈다.
27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는 2018년부터 2, 3차 내연 부품 협력사의 해외 전시회 참여를 돕는 등 글로벌 판로 개척을 지원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추진하는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 해외 주재원을 활용한 바이어 검증, 전시회 주요 위치 선점, 현대차그룹 방문 바이어 연계 등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5년 동안 정부지원금 22억2000만원에 자체 부담금 37억8000만원을 더해 60억원으로 376개사를 지원, 287억원의 직접 계약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정부 지원금 7억1750만원과 자체 부담금 10억3479만원을 합친 17억5229만원으로 70개사의 미국·멕시코·일본·유럽 전시회 참가를 지원했다.
중기벤처부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 시대에 이런 상생 사업으로 많은 내연기관 협력사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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