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86 운동권 용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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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용퇴론이 처음 나온 것은 2015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뒤다.
당시 33세 이동학 청년혁신위원이 86그룹 이인영 의원에게 보낸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전상서'에서 "시대는 빠르게 변해 가는데 586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용퇴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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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용퇴론이 처음 나온 것은 2015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뒤다. 당시 33세 이동학 청년혁신위원이 86그룹 이인영 의원에게 보낸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전상서’에서 “시대는 빠르게 변해 가는데 586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용퇴를 주장했다. 이듬해 총선에서 야당 승리 후 잠잠해졌다.
2019년 10월 86세대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민주화·탄핵에 성공했지만 이제 (우리가)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했다. 그즈음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386 세대유감’이 출간돼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86그룹은 “모욕감을 느낀다”(우상호 의원), “우리가 당 대표를 했냐, 대통령을 했냐”(박홍근 의원)고 반발했고 2020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자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지난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운동권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세 번째 86 청산론이다. 다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86 앞자리가 6인 이들이 나타났고 86그룹 좌장으로 불린 송영길 전 대표가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육체적·도덕적 쇠락 신호는 세대교체의 명분이 된다. 한 위원장이 86 이후 ‘X세대’ 아이콘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 가사를 수락 연설문에 인용한 건 절묘했다.
민주화운동을 한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게 수십년간 정치·사회적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당위라 볼 순 없다. 어느 세대보다 많은 혜택을 누린 것도 사실이다. 20대 때 단군 이래 최대 호황기를 누리며 취업과 집 사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운동권 경력 하나로 정치권 진입이 용이했다. 외환위기 당시 연차가 낮아 구조조정도 쉽게 빗겨갔고 후배들의 ‘88만원 세대’도 남 얘기다. 그럼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보다 내로남불, 위선의 흔적이 선명했다. 한 위원장 말대로 “386이 686이 되도록 국민 위에 군림하는 건 문제” 아닌가. 영광의 라떼 시절 빨리 잊고 진정 후배에 길을 터줘야 할 때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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