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CIA 對中 정보망… 美, 중국지도부 의중에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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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국 정보 역량이 완전히 붕괴된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다소 어수룩했던 중국 정보당국은 10여년 전 사건을 계기로 CIA의 대중국 활동을 감시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되레 미국 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국 이익을 도모하는 데 엄청난 역량을 투입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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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해된 네트워크 아직 회복 못해
미국의 대중국 정보 역량이 완전히 붕괴된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여년 전 중국에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의 고위 정보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1970년대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부터 수십년간 구축했던 중국 내 정보 네트워크가 와해됐고, 지금도 회복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CIA는 2010~2012년 중국 내 인적 정보망이 단기간에 붕괴하는 사건을 겪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에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원 24명이 중국 공안 및 정보당국에 적발돼 수감되거나 사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CIA와 정보원 간 비밀통신의 결함 때문에 적발됐다는 분석이 있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WSJ는 이 사건에 정통한 전직 고위 정보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대규모 검거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고위 관료 수십명을 포섭해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활용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관료는 “미국은 길게는 50년, 짧게는 2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중국 내 정보망을 통해 중국의 경제개발 전략, 첨단기술 역량, 대외정책, 대만 전략 등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전직 관료도 “(당시 사건은) 끔찍한 일이었다. 우리가 이 타격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털어놨다.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안타깝게도 중국의 목표와 목적이 너무 방대해 우리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일단 현 시점에서 그들이 어떤 지향성을 갖고 있는지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그를 둘러싼 실세들이 대만 문제 등 핵심 안보 이슈에 관해 어떤 관점을 가졌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CIA는 인적 정보망 재건을 당면 목표로 설정하고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WSJ은 전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정치·경제 엘리트들에게 본인이나 자녀 유학 지원, 재산 은닉 조력 등을 제공하면서 정보망을 구축해왔다.
빌 번스 CIA 국장은 WSJ 인터뷰에서 중국은 여전히 CIA 임무 목록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다며 “최근 3년간 중국 임무에 할당한 예산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WSJ는 “다소 어수룩했던 중국 정보당국은 10여년 전 사건을 계기로 CIA의 대중국 활동을 감시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되레 미국 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국 이익을 도모하는 데 엄청난 역량을 투입 중”이라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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