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90%가 먹거리… 롯데마트 “역사상 가장 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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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매장 구성에는 숨겨진 '공식'이 있다.
그랑 그로서리는 '먹거리'를 미래 경쟁력으로 지목한 롯데마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식품 특화매장이다.
식품 비중을 높이면서 생활용품 등의 비식품 코너 면적은 전체 매장(약 3300㎡)에서 495㎡ 정도로 줄었다.
롯데마트는 다른 매장들에도 식품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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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가짓수 늘려 오프라인 차별화
신혼부부·3040 겨냥 역량 총집결
대형마트 매장 구성에는 숨겨진 ‘공식’이 있다. 신선식품·가공식품·생활용품·의류비중을 25%씩 배치하는 것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고루 매출이 나는 게 이상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런 ‘문법’을 깨고 식품 비중을 파격적으로 높인 매장이 등장했다. 식료품 구성을 90%로 끌어올린 롯데마트의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이다.
롯데마트는 28일 서울 은평구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다. 그랑 그로서리는 ‘먹거리’를 미래 경쟁력으로 지목한 롯데마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식품 특화매장이다.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것은 업계 최초다.
27일 미리 방문한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은 매장 입구에서부터 신선식품을 전면 배치했다. 유럽의 식료품 시장을 본딴 초록빛 간판 아래로 계절 과일, 뿌리가 그대로 달린 샐러드 채소가 자리를 잡았다. 이 매장은 ‘자이언트 망고’ ‘칼립소 망고’ 등의 낯선 수입과일들이 눈에 띄었다. 과일 상품 가짓수를 일반 매장보다 20% 확대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샐러드존과 과일 코너를 지나면 길이 44m의 ‘롱 델리 로드’가 나타난다. 마트에서 그날 만든 초밥, 빵 등의 즉석 조리식품이 이 길을 따라 진열된다.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는 특별히 심혈을 기울인 곳이다.
박준범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장은 “롯데마트가 빵 장사 어려운 줄을 모르고 한번 시도했다 철수한 적이 있다. 실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마트 쇼핑객들은 주로 식사빵을 구입한다는 점을 반영해 식빵, 바게트, 롤빵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마리네이드 생선’은 은평점에서 처음 선보이는 상품이다. 연어·가자미 등 제철 생선을 푸팟퐁커리, 어니언마요 등의 소스에 재워 판다. ‘요리하다 그릴’을 확대해 합리적 가격으로 바비큐 상품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대형마트로는 이례적으로 드라이에이징 고기까지 내놓았다. 식품 비중을 높이면서 생활용품 등의 비식품 코너 면적은 전체 매장(약 3300㎡)에서 495㎡ 정도로 줄었다.
은평점이 첫 그랑 그로서리 매장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상권 특성이 있다. 은평 뉴타운, 삼송 신도시 등과 가까운 은평점은 신혼부부와 30~40대 고객 비율이 크다. 트렌디한 식재료 수요가 높다. 지하철역과 연결돼 접근성이 좋은 덕분에 고객의 방문 빈도가 다른 매장보다 높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마트는 다른 매장들에도 식품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롯데마트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식품은 높은 폐기율, 낮은 객단가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경쟁력이 차별화한 먹거리에서 나온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했다. 박 점장은 “수익성을 위해 운영 효율화는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은평점은 기존에도 식품의 매출 비중이 다른 지점보다 컸는데, 이익률도 높았다. 앞으로 더 이익률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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