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부담 줄이자’… 이공계는 수학 내신 중요해진다

이도경 2023. 12. 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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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학년도 대입 어떻게 바뀌나
수능 단순화·내신 경쟁 완화 골자
수능서 국·수·탐 선택과목 다 없애
대학들 변별력 확보방안 찾을 듯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 발표를 마친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중학교 2학년 이하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의 골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단순화’, 고교 내신의 ‘경쟁 압력 완화’로 요약된다.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탐구의 선택과목을 모두 없애 문·이과 수험생들이 똑같은 시험을 치른다. 내신은 9개 등급으로 학생을 분류하던 방식에서 5개 등급으로 줄였다. 대입의 두 축인 수능과 내신에서 굵직한 변화를 담고 있다.

“더이상 수능에서 문·이과 없다.”


현행 수능 국어는 현재 공통과목으로 독서와 문학을 치르고,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를 선택해 치르는 ‘공통+선택과목’ 방식이었다. 개편안은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3개로 줄여 단일 시험 체제가 된다. 수학은 공통과목으로 수학Ⅰ, 수학Ⅱ를 치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3개 과목 중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를 대수(현재 수학Ⅰ), 미적분Ⅰ(현재 수학Ⅱ), 확률과 통계 3개 과목으로 줄였다.

탐구도 크게 바뀌었다. 현재는 사회탐구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등 총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는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간소화된다. 두 과목은 현행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으로 주로 교교 1학년 때 공부하지만 수능 과목에선 제외됐던 것이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종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결국 상대평가로 실질적으로 당락에 영향을 끼치는 국어와 수학, 탐구에서 문·이과 수험생이 똑같은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다.

내신은 9등급→5등급으로 경쟁 완화

이번 개편은 고교학점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고교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고교학점제를 시작하려면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내신 경쟁 압력을 줄여야 했다. 하지만 ‘내신 부풀리기’로 내신이 무력화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이를 받아들여 이번 개편안에선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석차 5등급)를 병행키로 했다. 실질적으로 내신을 상대평가로 유지한 것이다.


다만 경쟁 압력을 낮추기 위해 5등급으로 등급 수를 줄였다. 9등급 체계에서 1등급은 상위 4%, 2등급은 11%, 3등급은 23%다. 5등급에서는 1등급이 10%, 2등급이 34%, 3등급이 66%다. 일각에서는 5등급제로 전환하면 내신의 변별력이 하락할 걸로 우려한다. 하지만 정부는 융합선택과목과 예체능 등 일부 과목을 빼고 고교 모든 과목에서 석차등급이 산출되므로 내신 변별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공은 대학으로

결과적으로 공이 대학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많다.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면서 대학들이 전공별로 고교 과목을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 예컨대 이공계의 경우 수학과 과학탐구 수능 점수에 가산점을 주는 식이다.


서울대나 고려대처럼 정시에서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과 수험생이 공부해온 ‘심화수학’(미적분Ⅱ, 기하)이 수능 과목에서 빠지면서 이공계에선 고교에 이들 과목의 성적을 요구할 수 있다. 미적분Ⅱ와 기하 외에도 경제 수학, 인공지능 수학, 직무 수학, 실용 통계, 수학과제 탐구 등 다양한 고교 과목의 이수 여부와 성적이 중요해질 수 있다. 대학 사정에 따라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면 논술이나 면접을 강화할 수 있다.

대학들의 움직임은 2026년 4월로 예정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을 적용받는 중2 학생들이 고2가 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혼란을 줄이려면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 시기를 2025년 하반기쯤으로 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안정적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조속히 안내할 수 있도록 대학과 소통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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