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대 OTT의 시대, 역동과 감동의 K리그는 이어진다

김우중 2023. 12. 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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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신사동의 바에서 열린 구단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2' 종방연에서 팬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의 모습. 김민규 기자
울산이 2021시즌 공개한 '푸른 파도'. 사진=울산
“이게 팀이야?” (울산 HD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 시즌 2 중)

지난해 홍명보 울산 HD 감독의 최고 명대사 중 하나다. 그 어느 때보다 살벌한 분위기 속에 나왔지만, 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홍 감독의 강도 높은 발언, 선수들의 침울한 반응이 고스란히 팬들에게 전달됐다. 오히려 프로축구 K리그가 팬들과 한 발 더 가까워진 순간이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이미 일상생활 속에 깊이 녹아들었다. 지난 2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3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만 6세 이상 응답자의 96.5%가 스마트폰 보유자다. 여기에 OTT 이용률은 무려 88.1%에 달한다. 시간·공간 제약이 덜한 스마트폰 안에선 OTT 콘텐츠 간 무한 경쟁이 이뤄진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영화·드라마·예능이 한 장소에서 격전을 벌이는 셈이다.

이 경쟁에 K리그 구단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표적으로 화제가 된 건 지난 2021년 울산이 공개한 ‘푸른 파도’다. 울산의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는 홍명보 감독의 부임 첫해 선수단의 여정을 담았다. 당시 울산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한번 준우승에 머무르며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접한 팬들은 "우리의 파도는 끝나지 않는다"라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울산은 이듬해와 올해 정상을 차지하며 2개의 별을 가슴에 추가했다. 

앞서 소개한 홍명보 감독의 질책은 지난해 푸른 파도 시즌2에서 나왔다. 지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선수단의 느슨한 플레이를 질책하는 현실적인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팬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라커룸 대화, 감독들의 현실적인 리액션은 팬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커뮤니티에선 각종 패러디, 하나의 밈(Meme)으로도 자리 잡았다.

제주가 지난 17일 공개한 시즌 결산 다큐멘터리 '이뤄내지 못한 봄을 꿈꾸며'. 사진=제주
대전하나시티즌이 28일 오후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축구특별시' 상영회. 사진=대전
인천 유나이티드가 오는 30일 공개하는 다큐멘터리 '비상 2023'. 사진=인천

과거 해외에선 '죽어도 선덜랜드'가 큰 호응을 일으킨 바 있다. 기성용, 지동원(이상 FC서울)이 활약한 바 있는 선덜랜드의 눈물겨운 잉글랜드 3부리그 탈출기는 축구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신임 감독 선임 과정부터, 선수들의 이적부터 훈련 등 실제 구단에서 이뤄지는 현실을 담았다. 축구와 팬의 거리가 더욱 좁혀지는 순간이었다.

푸른 파도가 OTT에서 공개됐을 때, 팬들은 '이런 콘텐츠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대 OTT의 시대, K리그 구단들이 제작한 다큐들은 다른 콘텐츠에 밀리지 않는 생동감을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제주 유나이티드, 대전하나시티즌, 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앞다퉈 그들만의 다큐를 선보이며 2023시즌 희로애락을 공유했다.

40주년을 맞이한 K리그는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처음으로 총관중 300만 명(301만1509명) 시대를 열었다. 시즌은 끝났지만, K리그 콘텐츠는 이어진다. 팬들의 요구에 응하는 구단들의 행보에, 향후 축구 흥행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스포츠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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