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오, 중국식 현대화 창시자”…자신은 ‘계승자’로 격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중국 건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탄생 기념일(26일)을 맞아 ‘마오 정신’과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했다. 마오를 치켜세우면서 스스로를 마오의 계승자로 자리매김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사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마오 탄생 13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마오쩌둥 동지의 숭고한 정신은 항상 우리가 전진하도록 격려하는 강대한 원동력”이라며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대한 위업을 추진하는 것은 마오쩌둥 같은 앞세대 혁명가가 달성하지 못한 사업이자 현재 중국 공산당원의 엄숙한 역사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3기의 정치적 구호인 ‘중국식 현대화’를 마오가 시작한 미완의 과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자신을 마오의 계승자로 격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지도자 중 덩샤오핑(1904~1997)을 지우고 마오를 찬양하는 추세는 마오 탄생 기념일의 지도자 발언·연설에 등장한 키워드 빈도에서 확인된다. 중앙일보가 분석한 결과 ‘덩샤오핑’ 언급 회수는 34(100주년)→18(110주년)→4(120주년)→0회(130주년)로 줄었다. ‘문화대혁명’ 같은 마오의 잘못을 의미하는 착오(錯誤)와 실수(失誤)란 단어는 15→3→17→6회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3년 시 주석은 120주년 연설에서 마오에 대해 “당의 1세대 중앙영도집체의 핵심”이라면서도 “혁명 영수는 사람이지 신이 아니다. 그가 위대하다고 그를 신처럼 숭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연설·발언엔 ‘숭배 금지’ 등의 표현이 사라졌다. 대신 ‘마르크스주의를 중국화한 개척자’, ‘중국식 현대화의 창시자’, ‘인류 진보 사업에 공헌한 국제주의자’란 표현으로 마오를 찬양했다.
샤밍(夏明) 뉴욕시립대 교수는 “시진핑의 연설은 자신을 마오쩌둥 노선의 계승자로 보여줌으로써 정권의 합법성, 자신의 권위와 목표, 모든 제도의 본보기를 전부 마오쩌둥과 100% 연결시켰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시 주석은 마오가 이루지 못한 대만 통일 의지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대세의 흐름이자 대의이며, 민심이 향하는 곳”이라며 “조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고 필연적으로 통일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어떤 사람, 어떤 방식도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오가 이루지 못한 대만 통일을 자신의 업적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됐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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