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총선 앞두고 초강수 두나…"40% 상속세 폐지 검토"
영국 정부가 총선 승리를 위해 2024년 봄 상속세 폐지 등 감세 정책 발표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총리실 고위 관계자들이 내년 3월에 발표할 예산안에 상속세 폐지를 비롯해 주요 감세안을 포함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상속세 폐지는 총선에서 보수당을 제1야당인 노동당과 뚜렷이 차별화할 수 있는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노동당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 타임스와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24∼49세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11%에 불과해 65세 이상(43%)과 차이가 크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총선 승리를 위한 초강수로 상속세 폐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상속세는 세율이 40%이며 면세 한도(32만5000파운드·약 5억3600만원) 이상에 부과된다. 집을 자녀나 손자녀에게 상속하면 면세 한도가 50만파운드(약 8억2000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상속세를 내는 가구는 전체의 4%이며, 이를 전면 폐지하면 약 80억파운드(약 13조원)의 결손이 생길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추산했다.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상속세가 이미 과세한 소득으로 형성된 자산에 매겨지는 이중세금이고 비도덕적이며 가장 미움받는 세금"이라고 표현하며 폐지를 주장한다.
이에 지난달 가을 예산안 발표 때도 상속세 인하 전망이 나왔으나 정부는 경제성장률 상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선택했다.
영국의 조세부담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만에 최고치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집행한 확장재정을 메우기 위해 세수를 늘린 결과다.
수낵 총리는 취임 초 인플레이션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감세를 자제했지만 최근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소득세율이 40%인 과세표준을 높이고 기본 소득세율(20%)을 인하하는 감세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정부는 젊은층 유권자를 잡기 위해 주택 첫 구매 지원 카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목돈 마련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기 모기지 도입이나 정부 대출 부활 등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은 가을 총선을 치를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늦어도 2025년 1월까지는 총선을 치러야 하기에 2024년 가을로 총선 시기가 예상되고 있는 것. 다만 이르면 2024년 봄에 조기 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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