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고농축 우라늄 증산"…이란 "규정 지키고 있다" 반박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분석에 대해, 이란 정부 관계자가 즉각 "우리는 규정을 지키고 있다"며 반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것은 하지 않았고, 규정을 지키며 같은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에슬라미 청장의 발언은 전날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IAEA의 보고서 내용에 대한 반박이다. IAEA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이란은 지난달 말부터 포르도 지하 핵시설과 나탄즈 핵시설에서 최대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생산을 늘려왔다"면서 "이 기간동안 증산된 고농축 우라늄 물량은 약 9㎏에 달한다"고 전했다.
순도 60%의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 전 단계에 해당한다. 이를 한 번 더 농축해 순도 8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우라늄 기반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다. 이론상 5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얻어지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
앞서 IAEA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감산 움직임을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엔 "(이란이) 매달 9㎏ 생산하던 60% 농축 우라늄을 8월엔 3㎏까지 줄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복원 등 미국과 이란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청신호로 파악됐다.
하지만 두달여 만에 이란의 핵 관련 활동이 감산에서 증산으로 급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신들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증산에 돌입한 시점이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시기와 겹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유혈 충돌을 벌이고, 이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IAEA 보고서가 나왔다"며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3배 늘리기로 한 이란의 결정은 긴장 완화를 위한 미국의 외교 노력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아직 이란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직접 개입하진 않았지만, 배후에서 반이스라엘 세력을 규합하는 등 확전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이란은 2015년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JCPOA가 체결되면서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핵 합의가 무력화됐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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