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독산동·안산·시흥·광명 ‘들썩’…신안산선 개통 수혜지
수도권 남부권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를 필두로 인덕원~동탄선(인동선), 월곶~판교선(월판선),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가 계속되는 덕분이다. 이 가운데 개통 시기가 가장 가까운 노선은 2025년(예정) 운행을 시작하는 신안산선이다. 노선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신안산선 노선 주변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신안산선(안산~광명~여의도~송산 차량기지~광명, 44.9㎞)은 서울시와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를 연결하는 광역철도 노선으로 2019년 하반기 착공했다.
신안산선 1단계는 안산 한양대역에서 여의도로 가는 노선과 국제테마파크역~시흥시청역(서해선·신안산선 공용 구간)을 거쳐 광명역으로 들어가는 노선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2단계로 여의도~서울역 연장 구간도 추진되고 있다.
철도 개통은 어느 지역에나 호재지만 신안산선의 경우 파급 효과가 특히 크다. 신안산선 개통 예정지에는 지하철 4호선, 수인분당선, 서해선, 월판선 등 다양한 노선이 깔려 있지만 유독 여의도나 광화문으로 곧장 이어지는 교통편이 없었다. 새로 개통할 신안산선을 타고 한양대에서 출발할 경우 안산 중앙역, 광명역, 구로디지털단지역 등을 거쳐 여의도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지금은 4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중앙역에서 여의도역까지 가려면 4호선을 타고 동작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한 뒤 급행열차를 이용해도 최소 1시간 넘게 걸린다.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중앙역에서 별도 환승 없이 여의도역까지 25분에 갈 수 있다. 시흥시청역에서 출발할 경우에도 여의도까지 약 25분 정도면 도착한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까지도 환승 한 번에 40분 내에 갈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중앙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 15분 안팎이다. 신안산선이 서울 서북부와 수도권 서남부를 연결하는 ‘황금 노선’으로 통하는 이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들 철도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강하고, 기존 철도와의 환승도 수월해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안산선 기대감이 큰 가운데 노선이 지나는 지역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이들 지역도 부동산 한파는 피해가지 못해 2022년 고점 대비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신안산선 2025년 개통 예정 소식이 알려진 2023년 7월을 기점으로 가격 회복세가 뚜렷하다.
시흥시는 시흥시청역을 중심으로 서해선이 이미 지나고 있고, 개통을 앞둔 신안산선과 월판선까지 더하면 트리플 역세권 효과를 기대해볼 만한 지역이다. 시흥시에서도 신안산선이 개통할 경우 직접 영향을 받을 만한 곳으로 목감지구와 장현지구 등이 꼽힌다.
시흥시 동쪽에 위치한 목감지구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만2000여가구가 입주를 마친 택지지구다. 광명 역세권까지는 직선거리로 2㎞ 남짓, 가산디지털단지까지는 12㎞에 불과하지만 대중교통 환경이 열악했던 탓에 ‘교통 불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목감지구에 신안산선이 개통하고 나면 목감역(가칭)에서 여의도·강남·시청 등의 업무 지역으로 이동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까지 개통하면서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한층 개선된 상태다.
장현지구의 경우 기존 서해선인 시흥시청역과 시흥능곡역에 신안산선이 들어선다. 장현지구는 총 면적 약 293만8900㎡에 1만8000여가구 규모 택지인데 시흥시 택지개발지구 중에서는 배곧신도시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특히 시흥시청역에는 신안산선뿐 아니라 월곶~판교를 잇는 노선이 개통할 예정이라 ‘트리플 역세권’이 될 지역이다.
덕분에 시흥 일대 아파트 시세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흥능곡역 인근 ‘상록힐스테이트’ 전용 84㎡는 2023년 11월 말, 12월 초 2채가 연달아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6월 4억3000만원에도 팔렸던 아파트가 반년도 안 돼 34.8% 올랐다.
2020년 말 입주한 ‘시흥장현제일풍경채센텀’ 전용 84㎡는 2023년 11월 7억원, 한 달 전인 10월에는 7억4300만원에도 실거래됐다. 2022년 8월 고점(8억2500만원)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이 아파트 최초 분양가가 4억원 초반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3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신안산선 개통으로 주목받는 또 다른 지역은 안산이다. 중앙역 인근은 4호선, 수인분당선이 모두 지나 신안산선과 함께 ‘트리플 역세권’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도 잘 발달해 있다.
지난 12월 19일 중앙역 인근 고잔동에서는 롯데건설이 ‘롯데캐슬시그니처중앙(1051가구 중 511가구 일반분양)’을 분양했는데 20.19 대 1의 경쟁률 끝에 모든 타입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신안산시가 관통하는 광명시도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광명역은 1호선과 KTX 경부선·호남선이 지나고, 신안산선과 월판선 개통이 예정돼 있어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 요충지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광명역 인근에 위치한 일직동 광명역센트럴자이(2018년 입주) 전용 84㎡는 2023년 1월 9억5000만원에서 12월 3억3000만원 오른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도는 아니지만 그간 서울에서 유독 저평가됐던 금천구 독산동도 신안산선 개통과 함께 재평가될 전망이다. 특히 금천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독산역롯데캐슬(919가구)’을 눈여겨봄직하다. 2021년 입주한 이 단지는 1호선 독산역 바로 옆에 위치했는데 이곳으로 신안산선이 지난다.
이뿐 아니라 2023년 4월 금천구 곳곳이 모아주택 정비사업 대상지로 지정되면서 일대 주거 환경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모아주택 사업은 다가구·다세대주택 소유자가 모여 일정 규모 이상으로 진행하는 작은 정비사업이다. 추진위원회 승인이나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생략돼 사업 기간이 민간 재개발보다 최대 6년 정도 빠르다. 현지에서는 모아주택 개발이 끝나는 10년 후 이 일대가 천지개벽해 신흥 주거타운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시흥3동 1005번지, 시흥4동 817번지, 시흥5동 922-61번지 등이 관리계획을 수립해 관리지역으로 고시됐다.
지역 내 숙원 사업으로 꼽힌 종합병원 건설 사업도 기대해볼 만한 호재다. 부영그룹이 사회 공헌 목적으로 2017년 금천구청역 인근 병원 부지와 450억원대 운영자금을 출자해 우정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인허가를 받았다. 지하 1층~지상 18층에 총 810병상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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