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 ‘멀티 레이블’ ‘유튜브’…새로운 길 개척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12. 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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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빛낸 ‘올해의 CEO’ 혁신 2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올해의 CEO 혁신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하이브보다 매출이 수십 배 많은 대기업을 모두 제치고 얻은 쾌거다. 방 의장과 하이브가 올해 보여준 성과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하이브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질주 중이다. 상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3분기에는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379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에서의 결실도 눈부시다. 전 세계 기획사 중 글로벌 투어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속된 가수들이 전 세계를 돌며 얻은 콘서트 수익이 세계 5위라는 뜻이다.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국 소속사는 하이브가 유일하다.

1972년생/ 서울대 미학과/ 2001년 JYP엔터테인먼트 공동 설립/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2021년 하이브 대표이사/ 하이브 이사회 의장(현)
‘아시아도 좁다’ 세계 시장 정조준

하이브의 질주 배경으로 방 의장의 ‘혁신 전략’이 첫손에 꼽힌다. 기존 기획사가 성공을 거둔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방 의장만의 방식을 내세워 잭팟을 터뜨렸다.

‘방시혁 혁신’의 핵심은 2가지다. 멀티 레이블 체제와 온라인 전략이다.

멀티 레이블은 산하에 ‘레이블’이라 불리는 별도 소속사를 두는 전략. 각 레이블이 독자적으로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구조다. BTS, TXT(빅히트뮤직), 세븐틴(플레디스), 르세라핌(쏘스뮤직), 뉴진스(어도어) 등이 모두 속한 레이블이 다르다. 레이블마다 사실상 일반 소속사와 비슷한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다.

기존에는 기획사가 A부터 Z까지 일일이 관리했다. 때문에 특정 팀에 관리 역량을 집중하면 다른 아티스트는 소외되는 현상이 잦았다. 아티스트별로 집중적인 활동 시기가 다르다 보니 매출 성장에도 한계가 있었다. 하이브는 달랐다. 레이블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덕분에 모든 팀이 최상의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같은 시기에 다수 아티스트가 활동해도 문제가 없었다. 산하 레이블들은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며 노하우를 쌓았고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를 각자 ‘톱스타’ 반열에 올렸다. 하이브만의 독특한 전략으로 꼽혔던 멀티 레이블 전략은 이제 다른 K팝 엔터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업계 표준’이 됐다.

온라인 전략은 세계적인 가수 BTS를 탄생시킨 초석이 됐다. 미디어의 중심이 TV에서 유튜브 등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것을 확인한 방 의장은 BTS의 TV 출연보다는 유튜브 활동에 중점을 뒀다. 이후 유튜브가 성장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 자연스레 BTS 팬이 되는 효과를 거뒀다. TXT, 뉴진스, 르세라핌 등 다른 아티스트 역시 해당 전략을 차용, 해외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쌓았다.

‘방시혁표 혁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게임 사업에 도전하는 한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와 같은 글로벌 오디션을 열며 K팝 시스템 수출을 본격화한다.

하이브는 지난해 게임 회사 하이브IM을 설립했다. 하이브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게임, 인공지능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단순 엔터사를 넘어 종합 콘텐츠사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올해 9월에는 미국 게펜레코드와 협업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라는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했다. 방 의장이 공들여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오디션에서 뽑힌 4개국 출신 6명의 멤버는 걸그룹 ‘캣츠아이’로 데뷔한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을 정조준한다. 외국 인력을 K팝 시스템으로 교육시키는 새로운 수출 모델을 만들어내는 도전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0호 (2023.12.27~2023.12.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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