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는형님 방송장악" "한상혁도 법조인"…김홍일 청문회 충돌

김준영 2023. 12. 27. 19: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7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김 후보자의 전문성과 검사 시절 수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이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 후보자의 인연을 맹공했다. 박찬대 의원은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던 때 윤 대통령은 대검 중수2과장이었다”며 “대통령이 아는 형님이자 방송 장악과 관련된 하수인을 임명했다”고 직격했다. 민형배 의원은 ‘위원장은 전문성을 고려해 임명한다’는 방송통신위원회법 조항을 들어 “대통령의 김 후보자 임명은 법에 위반된다”고도 주장했다.

이소영 의원은 “방송·통신 분야 수사 경험이 없고 변호사 시절 변론 경험도 없으며 그 외에 관련 경력도 없다. 말하자면 문외한”이라며 “후보자는 권익위원장 임명 6개월 만에 이직을 하시는 상황이다. 솔직히 방통위원장 별로 안 하고 싶으시죠?”라고 묻자 장내엔 웃음소리가 흘렀다. 김 후보자도 살짝 웃었으나 정색 후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위원장 자격에 대한 거듭된 질의에 김 후보자는 “인사권자와의 친한 인연은 인연이고, 사는 사다. 공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또 경험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방통위는 대부분 규제 업무가 많다”며 “수사야말로 가장 중요한 규제의 하나”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는 법령상 결격사유가 없다”(김병욱 의원)거나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한상혁 전 위원장도 법조인 출신”(홍석준 의원)이라고 엄호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위원장에게 제출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 후보자가 1992년 주임 검사를 맡았던 ‘김 순경 살인 누명 사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고 1심·2심에서도 징역 12년 형을 받았지만, 재판 과정 중 진범이 붙잡히며 김씨가 1년여 옥살이에서 벗어난 사건이다. 고민정 의원은 “힘없는 서민을 감옥에 평생 가둬놓을 뻔했던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과방위 위원들은 오전 청문회 정회 후 김씨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김씨는 “30년이 넘었지만 ‘저 사람은 막아야겠다’해서 청문회에 나가려고 했다. 본인이 사람이라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속개된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김 순경 사건은 저도 늘 가슴 아프고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제 마음은 늘 한결같았다”고 했다.

이에 허숙정 의원은 “다음 정회했을 때 찾아가 대면해서 무릎 꿇고 사죄하겠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제가 사죄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정회가 되기 전 김씨가 자택으로 돌아가면서 김 후보자의 대면 사과는 불발됐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연락해서 (사과) 기회를 만들겠다”며 “가슴에 있는 돌 하나를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한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은 대선 2주 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이 전 대통령 당선 후 정부는 “17대 대선 관련 사건을 중립적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했다”는 공적 요지로 김 후보자에게 황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후보 당선을 염두에 두고 유리한 결과를 낸 것”(변재일 의원)이라고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는 수사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공정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이 같은 혐의로 대통령 퇴임 후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데 대해선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그 당시로서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훈장수여에 대해서는 “근정훈장은 15년 이상 된 공무원들한테 주는 훈장이고, 그 당시 저는 22년 검사로 근무했다.”이라며 ‘대가성 훈장’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에게 특정 언론사 보도에 대한 민원을 넣도록 한 의혹에 대한 공방도 있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류 위원장의 가족과 지인이 방심위에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가짜뉴스로 신고해서 방심위가 조사를 착수하게 하였다는 보도가 있다”며 “적절하다고 보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독립 심의기구인 방심위 업무처리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방통위가 (사실관계를 확인할) 권한이 있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또 “류 위원장 가족이 민원을 제기해 류 위원장이 심의했다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하느냐”(고민정 의원)는 질의에 대해서도 “맞는다면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