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균이 착했다, 최소한 예의 보여달라" 한예종 동기 올린 사진

배재성, 김은지 2023. 12. 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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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뉴스1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사망한 가운데 고인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동기라 밝힌 네티즌이 애도의 글을 전했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선균의 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선균이가 참 착했던 애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이선균과 동기라는 사실을 인증하기 위해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 기념 만년필 사진도 함께 올렸다. 그는 “인증을 위해 사진을 찾아봤더니 다 적당하지 않은 거 같아 인증 차원에서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선균은 1994년 연기과 1기로 한예종에 입학했다.

A씨가 올린 한예종 입학 기념 만년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그는 “사람마다 보는 관점도 다르고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말이 나올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인성이 참 좋은 친구였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 싫어하고 업종 선배들에게 예의 있었고 후배들은 잘 챙기려고 노력했던 아이였다”고 기억했다.

이어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한계는 있었을 것이다. 누군들 그러지 않겠나”라며 “비난과 시시비비에 대한 호기심은 조금 미뤄주시고 한 인간의 마지막에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주시면 남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해당 글의 댓글에서 청소년 시기를 같이 보냈고 집안끼리도 서로 친했다고 밝힌 B씨는 “4남매 중 막내라 멘털이 더 약했다는 것 같기도 하다. 적어도 그의 죄를 논하기 전에 눈물만 계속 흐른다”고 했다. 과거 이선균은 한 인터뷰에서 4남매 중 막내라 어릴 때부터 형, 누나들의 예쁨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선균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매니저가 연락이 닿지 않자 이씨의 강남구 청담동 주거지를 찾아갔다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전날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한 후 집에서 나가 귀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던 배우 이선균 씨가 27일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 돼 경찰 관계자들이 구급차량으로 이 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두달 여 간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23일에도 경찰에 소환돼 다음 날 새벽까지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것은 올해 10월이다.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주거지 등에서 대마초와 케타민 등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이씨는 약물을 수면제로 알고 투약했을 뿐 마약을 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사망 전날에는 경찰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씨 사망에 따라 그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 장지는 전북 부안군에 있는 선영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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