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판을 뒤집다”...삼성, 차세대 표준 CXL 첫 검증 성공

삼성전자가 레드햇과 CXL(Compute Express Link) 메모리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차세대 메모리 표준으로 불리는 CXL(Compute EXpress Link)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CXL은 CPU(중앙처리장치)·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서로 다른 두 시스템을 서로 이어주는 장치)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 법칙을 바꿀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기업용 리눅스 글로벌 1위 기업 레드햇과 함께 CXL 메모리를 최적화하고 메모리 인식·읽기·쓰기 등 동작 검증까지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CXL 메모리 동작이 실제 검증되면서 데이터 센터 고객들은 별도의 소프트웨어 변경 없이 손쉽게 삼성 CXL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CXL의 개념도. 기존 메모리 연결방식을 대체하거나 확장하는 것을 넘어 다수의 사용자가 CXL 스위치를 통해 메모리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중이다. 사진 삼성전자

지금까지 CPU 등 프로세서는 지원하는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따라 더블데이터레이트(DDR)4·5와 같이 특정 규격에 맞는 반도체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CXL 기술을 접목하면 종류나 성능·용량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메모리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DR 등 기존 메모리 연결 기술에 더해 처음으로 CXL 방식을 활용해 데이터 센터에서 메모리를 추가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본격적인 상용화 길이 열린 셈”이라 말했다.

최근 생성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CXL 기술은 데이터 처리 속도 지연과 메모리 확장 제한 등의 난제를 단번에 해결해 메모리 반도체 ‘게임의 법칙’까지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 사진 삼성전자

현재 CXL 기술은 서버 1대당 메모리 용량을 10배 이상 늘리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했으며 올해 5월에는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D램 개발에 성공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부사장은 “레드햇을 비롯해 주요 소프트웨어·데이터센터·서버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CXL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