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 '김건희 특검법'에 진퇴양난...무혐의 처리했어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평했다. 27일 국민의힘 탈당·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2.27/뉴스1

홍 시장은 지난 2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특검법을 받아들이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거부하면 국민적 비난이 가중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 정무기능이 마비되었는지, 검찰이 무슨 생각으로 결론도 안 내고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애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무혐의’ 처리해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 취임 이전에 검찰이 무혐의 처리를 했으면 처음에는 시끄러웠겠지만 이렇게까지 곤욕을 치르지는 않았다”며 “무슨 연유에서인지 검찰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특검까지 맞게 되었는데,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난제는 대통령 취임 전에 처리하든지, 취임 후 바로 서면조사라도 해서 무혐의 처리를 해야 했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슬기롭게 대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특검법은 신속 처리(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돼 28일 본회의 처리를 미룰 수 없다”며 “각 법안을 연계해 타협하는 협상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음식점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홍 시장은 내년 총선이 “한국 정치사상 가장 극렬하게 진영대결이 가시화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준석 신당’을 비롯해 제3지대 정당이 주목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며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홍 시장은 같은 날 대구시 북구 산격동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석 신당이 10%대를 유지한다면 비례 7~8석은 가져갈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차기 대선 때 (범보수) 연합세력의 파트너로 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