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회사 속속 백기...한수원, 1.6조 배당할 듯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누적 적자로 심각한 재무위기에 빠진 한국전력이 자회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3조원이 넘는 중간배당을 해달라고 한 건데요. 이를 수용할지 말지 이번주 자회사 이사회가 줄줄이 열립니다.
오늘 취재현장,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한국전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한전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 겁니까.
<기자> 지난 2021년 이후 누적된 적자가 45조 원에 이릅니다.
총 부채는 200조 원을 돌파했고요. 하루에 이자로만 120억 원 가량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한해 적자는 6조 원이 예상되고요. 이 적자가 자본금을 갉아먹으면서 생기는 문제가 한전채 발행입니다.
한전은 한전채를 발행해 빌린 돈을 대부분 전기를 사오는 등의 운영자금으로 쓰는데요.
한전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까지 발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전채 발행잔액이 80조 원인데 예상되는 올해 실적대로라면 내년에는 75조 원까지 밖에 발행할 수 없게 됩니다.
5조원의 차액은 갚아야 되는 겁니다.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18조 원에 달하고요. 한전은 현금성 자산으로 4조4천억원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굴지의 에너지 공기업이 부도 사태까지 갈 일은 없겠지만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자회사 중간배당을 통해 재무위기를 돌파하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전이 최종적으로 6개 발전 자회사와 한전KDN 등에 요청한 중간배당이 3조2천억 원입니다.
자회사들이 이 요청을 모두 받아들이면 한전은 올해 적자폭이 3조 원대로 줄어들고 내년 한전채 발행한도는 90조 원까지 늘어납니다.
문제는 중간배당 규모입니다. 지난해 자회사들이 한전에 지급한 배당금이 900억 원 가량인데 40배 수준입니다.
자회사 형편이 넉넉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는 적자 상태고요. 배임 논란과 같은 많은 진통이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배당을 결정한 건 동서발전입니다.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2,990억 원 배당을 통과시켰고요. 대신 조건을 달았습니다. 내년에는 정기 배당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한수원이 오늘 오후 이사회를 여는데요. 전체 배당 요구액의 절반 가량인 1조5,600억 원이 한수원에 배정된 몫입니다.
이사회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내부적으로 그동안 검토를 해온 결과 배당에 문제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번 조치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어떤 상태입니까.
<기자> 한전에선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증권가에선 구체적으로 4분기 4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고요.
당초 3분기 반짝 흑자 뒤 4분기 적자 전망에서 뒤집힌 겁니다.
이유는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전력도매가격(SMP)이 지난해 반값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와 LNG가격이 안정된 영향입니다. 이 추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입니다.
소비자 전기요금이 내년 1분기까지 동결됐어도 이익을 내는 구조는 유지되는 겁니다.
또 지난달 전체 전기 판매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 요금이 6.9% 올라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게 됐습니다.
중요한 건 내년 4월 총선 이후 전기요금 추가 인상 여부인데요. 인상이 되면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 창출이 가능해져 빚도 갚고 그동안의 적자를 털어내게 됩니다.
내년 한전 실적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4조6천억 원인데요. NH투자증권은 8조 원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전채만 제대로 발행할 수 있으면 급한 불은 끄게 된다는 의미군요.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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