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전쟁’ 美, 인태지역 비상 대비 탄약 불충분…中과 전쟁시 北 침공 위험”
미국이 ‘두 개의 전쟁’에 맞닥뜨리면서 제3의 전쟁 대비에 필요한 탄약 등 군수품이 충분치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이 만약 대만을 놓고 중국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는 경우 가장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리티지재단의 국방예산담당 선임 정책분석가로 있는 윌슨 비버와 같은 재단 영리더 프로그램 멤버인 짐 페인은 최근 미 국방전문매체 ‘디펜스 뉴스’에 실은 공동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3개의 지역에서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군수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군이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에 개입하면서 이미 준비된 것보다 더 많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비상사태 시 필요한 군수품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짚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 억제를 위해 더 많은 군수품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이들 기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한 달에 소모하는 155㎜ 포탄은 11만 개인 데 반해 미국은 포탄 생산을 두 배로 늘린 최근에도 한 달 생산량이 2만8000발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의 155㎜ 포탄 월간 지출이 미국의 월간 생산량을 3배 이상 많은 셈이다.
여기에 이스라엘도 미국에 155㎜ 포탄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들은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포탄을 그대로 놔둔 채 이스라엘로 보낼 포탄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155㎜ 포탄 외에 미국에 소형정밀유도폭탄(SDM),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 정밀유도무기(PGM)를 요청했다. 미국은 요구에 응했지만 제3의 지역에서의 비상상황 대비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무기 조달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2022년 회계연도 조달 문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SDM, JDAM 구매량은 각각 2000발, 3000발 정도다. 이는 이스라엘이 6일 동안 사용하는 물량보다도 적은 규모라고 필자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미 해군의 미사일과 어뢰 물량 부족도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2022년 회계연도에 미 해군은 토마호크 미사일 70발, MK48 어뢰 58발을 조달했는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73척을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토마호크 미사일은 1함당 0.96발만 발사할 수 있는 물량이다. MK48 어뢰는 버지니아급 잠수함 22척의 어뢰관 88개를 다 채우지 못하는 규모다.
재고 상황도 좋지 않다고 한다. 미 해군은 현재 토마호크 미사일 4000발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사시 전개가 가능한 함대 등의 규모를 고려하면 한 번 발사하는 데 필요한 2300발을 소진할 경우 전체 함대가 한 번 더 장전하는 물량을 채우지 못한다.
필자들은 “대부분의 다른 군수품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합동 공대지 스탠드오프 미사일은 이미 전투에 투입된 수백 대를 제외한 현 보유량이 총 3000여 대에 불과하고 장거리 대함(對艦) 미사일 재고 물량은 120개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윌슨 비버와 짐 페인은 “미국은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에 대비하고 있지만 북한은 언제든 한국을 침공할 수 있으며 가장 위험한 시기는 미국이 대만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한국 방어를 지원해야 할 (상호방위) 조약상 의무가 있는데 이 (한반도) 전쟁에 군수물자를 소모하는 것은 중국과의 전쟁 능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들은 “미국의 거시적 전략과 국익에 기반해 사용 우선순위를 정하고 군수품 획득 및 생산 계획을 재조정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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