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전자' 머지 않았다…삼성전자, 닷새 연속 52주 신고가 경신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연말 증시 폐장일(28일)을 하루 앞둔 27일, 닷새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7만7500원으로 전일 대비 1.17% 오른 채 거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8만 전자’ 고지도 넘보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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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호실적으로 확인한 반도체 업황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이유는 우선 글로벌 금리 전망과 반도체 업황 등 우호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달 중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언급으로 증시에 유동성이 늘어나리란 기대가 형성된 데 이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HBM(고대역폭메모리) 실적 반등도 예상된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지난 21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게 반도체 업황 개선을 기대하는 근거가 됐다. 마이크론의 2024회계연도 1분기(2023년 9~11월) 매출액은 47억3000만달러(6조1200억원)로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여기에 다음 분기 매출액 전망치(가이던스)도 53억 달러에 달해 시장 예상치(51억 달러)를 웃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훈풍은 미국 증시는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주 지수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中 반도체 규제에 반사이익 기대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규제할 것이란 소식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내년 1월 자동차·항공우주·방위산업 등 미국 내 1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산 반도체 사용 의존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는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이미 미국 기업은 올해 4분기부터 반도체 수급에서 중국산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무부의 이번 조사는 낸드(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하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려는 중국의 YMTC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추정한다"며 “삼성전자 등은 관련 제품 제고 소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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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정체, 기술격차 축소는 위험요인
유동성과 업황, 규제 이슈 등이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중장기적인 위험 요인도 있다. 산업계에선 ▶AI 시장의 핵심인 시스템반도체 사업 정체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기술 초격차 축소 등이 삼성전자 실적에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가령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양산 시기를 기존에 발표했던 2024년에서 2025년으로 1년 정도 늦췄다.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은 삼성이 20조원 넘는 돈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사업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해외 거점이다. 삼성은 내년 초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적용한 ‘갤럭시S24’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온디바이스 AI(기기 안에 탑재된 AI)’경쟁에도 합류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준비 기간과 데이터 트레이닝 측면에서 완성도가 매우 높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여기에 미국 내 물가와 기준금리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다. 미국 내 빅테크(글로벌 IT 기업) 종목은 물론 국내 반도체주 주가도 미국의 물가·금리 변수에 긴밀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하장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본시장은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지만, Fed는 오히려 신속한 금리 인하 정책을 약속한 적 없다고 최근 경고했다”며 “시장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입장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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