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 검사 싫어하면서…왜 검사 사칭한 분 모시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첫 출근길에서 '검찰의 고발사주' '검찰당'이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검사를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는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사 사칭'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이던 2002년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했다는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한 위원장은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민들의 중요한 도구일 뿐"이라며 "어떤 특정한 정치적 목적 위해 국민의 자산이고 국민 도구 검찰 악마화하는건 국민에 피해 가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한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를 두고 '검찰당'이라며 비판한 민주당을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과 민주당의 대립 각은 연이틀 이어졌다.
지난 26일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지적하며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을 특권 정치세력으로 규정하며 '청산론'을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야당을 견제하고 야당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검찰의 고발 사주에 이은 류희림 방심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사주. 이 정권은 사주가 팔자인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 등에 대해 방심위에 가짜뉴스 민원을 넣도록 했다는 의혹과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비판한 것이다.
한편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회동은 이르면 오는 28일 성사될 전망이다. 통상 당대표가 새로 선출되면 취임 인사 명목으로 각 당을 예방한다.
한동훈 "김건희 특검법, 총선용 악법"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겠다고 선포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총선용 악법"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그 법 통해 (총선이 임박한) 4월 9일, 8일, 10일에도 계속 생중계하겠단 거 아닌가"라며 "그건 국민 눈과 귀 가리는 거고 국민 선택권 침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선 "당연히 비(非)정치인 위주"라며 "정치인 위주로 할 거라면 내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돈을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들을 (비대위원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생물학적 나이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란 말은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창호 사범 10대에 세계 제패했고, 조지포먼은 제 나잇대 헤비급 챔피언 했다. 히치콕은 60살 때 사이코 만들었다. 열정과 동료 시민에게 봉사하겠단 선의엔 나이제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겐 정략적 이익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엔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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