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선물환거래 석 달 새 40조 급증…원화 강세에 '촉각'

고정삼 2023. 12. 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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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시중은행의 선물환거래가 최근 석 달 동안에만 40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내외를 등락하며 하락 추세 전환 시점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연준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 기대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개선은 원·달러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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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말 계약금액 652조 육박
내년에도 선매도 수요 확대 전망
미국 달러화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선물환거래가 최근 석 달 동안에만 40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헤지(위험 회피)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수입기업들의 계약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선물환거래 장외파생상품 계약 규모는 올 3분기 말 기준 651조98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9%(42조1615억원) 늘었다.

선물환거래는 계약 시점에 미리 정한 환율로 일정 금액의 외화(기초자산)를 만기일에 매매하는 방식이다. 계약 기간 동안 환율 변동과 무관하게 미리 약정한 조건으로 외화를 매매할 수 있어 환리스크 회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선물환거래는 이론상 손실이 무한대인 만큼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93조6752억원으로 15.7% 늘어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292조6214억원·6.4%) ▲국민은행(118조7616억원·5.9%) ▲신한은행(146조9291억원·3.7%)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분기에도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20일 1250원대까지 밀린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100원 가까이 치솟았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과 하락 모두에 대비할 수 있는 선물환거래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3분기에는 원화 약세로 해당 계약을 체결한 수출기업과 외화 자산 보유자의 거래이익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는 해당 상품에 대한 수입기업들의 선매도(숏 포지션·Short Position)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 달러 약세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 연준이 지난 13일 공개한 점도표에는 내년 중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담겼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1320원대를 나타냈는데, 현재 1290원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내외를 등락하며 하락 추세 전환 시점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연준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 기대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개선은 원·달러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위해서는 제조업 펀더멘털(기초 체력) 개선 폭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LG경영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거치며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내년에 주요국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할 2024년 중반에는 그러한 경향성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1270원, 하반기 1210원 수준으로 점차 낮아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반도체 등 수출이 회복되고, 원자재 등 수입 단가가 점차 안정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보다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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