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다급했던 레노, 경기 지연하는 볼보이 밀쳐…몇 분 후 사과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베른트 레노가 다급했던 나머지 볼보이를 밀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를 치른 풀럼이 본머스에 0-3으로 완패했다. 풀럼은 리그 13위(승점 21)로 떨어졌다.

풀럼이 참패를 당했다. 경기 주도권 자체는 번갈아 가면서 잡았으나 공격을 마무리로 연결하는 데에서 본머스에 밀렸다. 전반 44분 저스틴 클라위버르트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17분 도미닉 솔랑케에게 페널티킥을, 후반 추가시간 루이스 시니스테라에게 쐐기골을 헌납하며 무너져내렸다.

레노에게도 경기가 풀리지 않는 날이었다. 유효슈팅 4개 중 3개를 골로 허용했다. 첫 번째 실점을 내줄 때는 공이 정면으로 낮게 깔렸음에도 본능적으로 팔로 쳐내려다 공을 겨드랑이 사이로 흘려보냈다. 주앙 팔리냐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베른트 레노. 풀럼 홈페이지 캡처

하마터면 퇴장까지 당할 뻔했다. 후반 30분 골킥이 선언되자 레노는 볼보이에게 공을 달라고 했고, 볼보이는 느릿느릿 다가가기만 할 뿐 손에 들려있는 공을 경기장 안으로 공급하지 않았다. 이에 레노가 볼보이의 공을 가져간 뒤 신경질적으로 볼보이를 왼손으로 밀쳤다. 세기는 약했지만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홈팬들은 야유를 보냈고 본머스 선수들도 레노에게 항의했다. 주심은 따로 반칙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이후 경기가 중단되자 주심은 경기장 보안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고, 볼보이 대신 성인이 그 자리에 앉았다.

레노도 경기가 중단됐을 당시 볼보이를 안고 사과를 전했고, 본머스 팬들에게도 두 손을 들어올린 뒤 가슴에 손을 얹는 행동으로 볼보이를 밀친 걸 반성한다는 뜻의 사과를 남겼다. 다행히 상황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경기 종료 후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은 레노가 경기를 지연시킨 볼보이에게 순간적으로 화가 났을 것이라 말하며 주심이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경고 누적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한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은 볼보이에게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 공언했다.

사진= 영국 '텔레그래프', 풀럼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