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승 맨유, 속 썩이던 공격수들이 일냈다

박윤서 2023. 12. 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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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9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맞대결, 맨유 3:2 역전승

[박윤서 기자]

드디어 공격수들이 한 건 해냈다. 득점난 속에 끝없는 부진을 거듭하며 팬들의 속을 썩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9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맞대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10승을 달성한 맨유는 6위로 올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맨유는 두 골을 내준 채로 전반전을 마쳤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모두 실점했다. 존 맥긴의 날카로운 프리킥에 앙드레 오나나 골키퍼는 반응하지 못했고, 코너킥 상황에서는 수비수들이 자신의 마크를 놓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연달아 연출됐다. 맨유의 수비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전에 들어서자 달라졌다. 불안했던 수비진은 점차 집중력을 되찾았으며 중원에서는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이루어졌다. 유효 슈팅도 점점 나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맨유는 결실을 맺었다. 속공 상황에서 마커스 래시포드의 크로스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1골을 따라붙었다.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튄 볼을 또다시 가르나초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어코 동점까지 만들어낸 맨유는 역전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라스무스 호일룬이었다.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를 맞고 튀어 오른 볼을 그대로 슈팅으로 가져갔다. 호일룬의 왼발 슈팅은 골대를 맞고 그대로 들어갔다.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자 맨유의 결승골이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잘 지켜낸 맨유는 승점 3점을 따냈다.

의미가 많은 승리였다. 지난 7일 첼시전 승리 이후 5경기 만의 승리였고, 5경기 만의 득점이었다. 최근의 좋지 않았던 흐름을 반전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격수들의 득점이 드디어 터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부진하던 공격수들이었기에 오늘의 승리와 득점은 더욱 값지다.

그동안 맨유의 공격수들은 심각한 득점 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번 경기를 치르기 전 18라운드까지 맨유의 득점은 단 18점. 팀 득점도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 이 중 공격수가 만들어낸 골은 거의 없었다.

공격수들이 터뜨린 골은 단 4골이었다. 지난 시즌 17골을 넣은 래시포드가 2골을 넣었고, 가르나초가 1골, 앙토니 마샬이 1골을 넣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스콧 맥토미니가 5골을 넣어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자리했을 정도였다.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합류한 호일룬도 부진했다.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지만,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번뜩이는 움직임도 없었다.

팀 사정도 악화했다. 골을 넣어줘야 할 선수들이 골을 넣지 못하다 보니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조기에 탈락했고, 답답한 득점력으로 인해 리그 8위로 추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맨유의 공격진들을 향한 비판과 조롱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하지만 이번 승리의 주역은 단연 '공격수들'이었다. 공격진들을 향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가르나초는 경기장 좌우 가릴 것 없이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아스톤 빌라의 뒷공간을 노렸다. 결국 자신에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멀티골을 터뜨렸다. 지난 웨스트햄 원정 경기에서 많은 찬스를 놓친 탓에 큰 비판을 받았었는데, 이를 한순간에 잠재웠다.

신입생 호일룬도 이번에는 달랐다. 900여 분 동안 이어지던 프리미어리그 무득점 행진을 드디어 깼다. 이적료 값을 하지 못한다는 날선 비난에도 끊임 없이 골문을 두드렸고, 결국에는 득점에 성공했다. 래시포드 또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반에는 유효 슈팅을 두 개 기록했고, 후반에는 가르나초의 골을 도왔다. 자신의 장기인 수비 라인을 뚫고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자주 나왔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리그컵 탈락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유.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수들의 득점 감각이 살아나야 한다. 이번 경기 승리와 공격수들의 득점이 무척이나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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