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야마모토 등 12억 달러 쓰고도 또 살까…다저스, 우타 거포 에르난데스 '주시'
차승윤 2023. 12. 27. 09:32
멈춘 줄 알았던 LA 다저스의 투자 의지에 아직 불씨가 남았다. 이번엔 우타 거포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1)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7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자유계약선수(FA)인 외야수 에르난데스의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르난데스는 2018년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우타 거포 외야수다.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나 장타력만큼은 검증을 받았다. 특회 최근 3년 연속 25홈런 이상, 최대 36홈런(2021년)을 때려냈다. 커리어하이였던 2021년 올스타에 선정됐고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다저스에는 꼭 필요한 조각이다. 다저스는 이번 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를 10년 7억 달러로 영입했고, 선발진에는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트레이드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FA 계약으로 잡았다. 세 사람에게만 12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출했다.
다만 타선, 특히 외야진 보강에는 한 조각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각각 2루수와 1루수로 내야진을 지키나 외야진은 올해 데뷔한 제임스 아웃맨을 빼면 플래툰 선수들이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우타자도 부족하다. 베츠와 포수 윌 스미스를 제외하면 오타니 , 프리먼, 맥스 먼시, 아웃맨, 개빈 럭스 등 대부분 좌타자가 타선을 채운다. 코너 외야 우타자인 에르난데스는 다저스를 '우주 방위대'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퍼즐 조각이다.
MLB닷컴은 "다저스와 에르난데스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A 타임스는 지난 11월 에르난데스가 다저스의 레이더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MLB닷컴은 "무키 베츠가 2024년에 2루수로 더 많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팀의 현재 외야수 옵션은 마고, 헤이워드, 제임스 아웃맨, 크리스 테일러 등이다. 다저스는 지명타자 자리에서 J.D. 마르티네스를 오타니로 교체한 뒤 또 다른 오른손 파워 히터를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만큼 가격도 저렴하지 않을 전망이다. MLB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예측하면서 에르난데스의 몸값이 4년 8000만 달러 선이 될 거라고 바라봤다.
이미 내년 팀 연봉이 3차 사치세 기준을 초과한 다저스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팬그래프 등 현지 분석업체들은 다저스의 내년 팀 연봉이 약 2억 8600만 달러 전후가 될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4차 사치세 기준인 2억 9700만 달러까지는 약 1100만 달러 전후가 남은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와 재계약도 해야 한다. 4차 사치세를 내지 않으려면 다소 재정이 빡빡하다.
영입 '추진'이 아닌 '주시'인 이유도 그래서로 보인다. MLB닷컴은 "LA 에인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도 에르난데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저스와 달리 재정 여유가 있는 두 팀은 경쟁으로 몸값을 올려도 충분히 에르난데스를 영입할 수 있다.
이들과 달리 주시에 그치고 있는 다저스의 목표는 결국 '저점 매수'일 가능성이 크다. 에인절스와 보스턴이 타 선수 영입으로 돌아설 경우, 보다 저렴하게 에르난데스를 영입할 수 있다면 '슈퍼 팀'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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