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희비 갈린 ‘네카오’…뛰는 네이버, 발묶인 카카오
최악의 위기감 고조되는 카카오
올해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속도전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반면 카카오는 주요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은 데다 내홍까지 겹치면서 내부 조직 재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올해 최대 이슈가 된 AI 개발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다. 양사는 지난 2월 국내 AI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내놓은 하이퍼클로바를, 카카오는 2021년 11월 선보인 코(Ko)-GPT를 각각 고도화해 한국형 특화 서비스를 구축하겠단 구상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반년 만인 지난 8월 한국어에 최적화된 국산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검색·콘텐츠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마련했다. 네이버는 내부 테스트 결과 해당 AI 모델 성능이 GPT-3.5 대비 75%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최근 한국은행, 국민건강보험공단, CJ올리브네트웍스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10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의 국가 차원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으며 글로벌 진출에도 성공했다.
반면 카카오는 당초 LLM ‘코-GPT 2.0’을 올해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두 차례 연기했다. 연내 출시도 불투명하다. 이를 두고 카카오 내부에선 “기술력의 격차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나마 최근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AI 요약하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자체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AI 서비스 드리븐’ 전략을 실행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신사업 확장에서도 네이버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며 화제가 됐다. 치지직은 공개 직후 주요 앱스토어 1위에 등극하고 최고 이용자 수 11만명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아마존 트위치 이용자의 상당수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같은 시장 내 카카오TV라는 기존 서비스가 있는 카카오는 기능 개편을 발표했지만 화제성에서 밀리며 트위치 이탈에 따른 반사이익을 제한적으로 누릴 전망이다.
카카오의 부진에는 회사 안팎의 위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현재 경영진들이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주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사법 리스크 대응이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가 추진하던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며 리스크가 현실화했다. 여기에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쇄신을 맡긴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서울아레나, 안산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 관련 비위를 폭로하면서 내홍이 불거졌다.
양사의 희비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조1336억원으로 전년(5조9483억원) 대비 19.9% 증가했다. 카카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5조3327억원) 대비 11% 증가한 5조9437억원이다. 양사 매출 격차는 6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벌어졌다. 네이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1조833억원을 기록한 반면 카카오는 32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3% 감소했다.
양대 플랫폼의 내년 키워드는 ‘리스크 해소’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 리스크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네이버는 현재 뉴스 사업이 정부·여당의 압박에 직면했다. 국민의힘은 25일 네이버가 다음 달 출범하겠다고 발표한 ‘뉴스서비스 혁신준비 포럼’에 대해 “불공정 시비, 책임회피용 논란으로 중단된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시즌2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플랫폼 규제 움직임도 두 플랫폼의 경영 환경을 척박하게 하는 요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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