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장·배당락에 숨고르는 증시, “내년 1월 코스피 박스권”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배당락일 변경에…변동성 높낮이 약해
내년 1월 코스피, “박스권 내 등락 이어진다”
연간 코스피 밴드 상향 조짐도 있어
증권시장이 연말을 맞아 휴장에 들어설 예정이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한 이벤트는 없으나, 배당절차 개선 등 제도 변화가 주목됐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월부터 다시 시작하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2%(3.08p) 오른 2602.5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0일 2614.30에 거래를 마치면서 9월15일 이후 약 3개월만에 2600선을 탈환했다. 이후 소폭 하락세를 거듭하나 다시 도달한 셈이다.
국내 증시는 이번주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이달 29일 연말 휴장일 지정의 영향이다. 올해 증권‧파생상품시장은 오는 28일까지 운영한다. 새해 첫 거래일은 1월2일로 증권시장 정규시장은 10시, 파생상품시장 정규시장은 상품별로 9시45분 또는 10시에 개장한다.
전날 장 종료로 인해 남은 증권시장 일정은 오는 28일까지 2거래일에 불과하다. 통상 한 해의 마지막 주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다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가 원인으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양도세 과세 대상 보유금액을 기존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현행 소득세법 규정상 사업연도말 기준으로 투자자가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를 넘어서면 과세표준별로 3억원 이하 20%, 초과분은 25%의 양도소득세가 가세된다. 기준 상향으로 양도세 과세대상이 대폭 줄어들었단 얘기다.
당시 기재부는 기준 완화 배경에 대해 “고금리 환경 지속과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 자본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과세대상 기준회피를 위한 연말 주식매도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대주주 매물 출하에 증시 급락 여파를 떠안았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게 됐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주주 가족요건 제외로 개인 매도 부담은 낮아진 수준으로 평가한다”며 “부자 감세 등 비판 속에서도 이번 개정 발표는 시장의 억눌린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기제로 일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당락일이 변경된 점도 변동성 완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상장사의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배당 제도를 개선했다. 고배당주로 알려진 증권업종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다수 증권사는 배당 기준일을 내년으로 변경했다.
아직 이사회 개최 이전이기 때문에 정확한 배당 기준일은 미정이다. 통상 이사회가 2월에 열린 점을 감안하면, 내년 2~4월경 주식을 보유해야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 매수 마감일 이후 발생하던 배당락 강도도 예년 대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측 설명이다. 올해 배당락일은 27일이다.
증권가에선 내년 1월 코스피가 박스권 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것으로 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코스피는 2450~2650p의 제한된 박스권을 예상한다”며 “빠른 금리 하락으로만 오른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은 낮다.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겨낼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0.4배이지만, 12개월 후행 PER은 16.2배로 간격이 크다. 한국이 미국 대비 더딘 지수 상승을 나타낸 이유는 내년 기업이익에 대한 낮은 신뢰 때문”이라며 “실적에 대한 신뢰가 상승하기 전까지 지수 흐름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고,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도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 11월 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면서도 “이에 따른 투자심리와 수급 여건은 긍정적이나, 연말 휴장 및 북클로징을 앞두고 전반적인 관망세 및 코스피 26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 코스피 밴드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코스피 밴드를 기존 2200~2650p에서 2300~2750p로 수정했다. 코스피 상단은 12개월 자기자본이익률(ROE) 8.5%와 자기자본비용(COE) 9%(PBR 0.94배)를 적용했다. 하단의 경우 ROE 7.5%, COE 9.5%(PBR 0.79배)를 기재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밴드 상단은 반도체 등의 이익 개선으로 ROE가 예상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했다”며 “반도체는 AI 기술 발달에 따른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대비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익의 절대 레벨 상 증시 영향력이 크기에 지수를 위로 더 끌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수 궤적은 기존과 다름없이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를 예상한다. 고점은 2분기 초”라며 “상반기는 금리 인하 기대와 정부의 증시 부양책 효과가 이어지고, 하반기는 정책 효과 소멸 및 대외 정치 리스크로 지수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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