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변비’ 가볍게 보지 마세요…방치하면 장폐색·뇌경색 위험
수용성·불용성 고루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식이섬유 보충해야
겨울은 변비가 악화하기 쉬운 계절이다. 추운 날씨에 바깥 활동이 줄고 체온 저하로 신체 기관이 위축되면서 장운동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건조한 공기로 몸의 수분이 말라 소화를 돕는 장액도 감소한다. 특히 나이 들수록 쾌변은 어렵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70대 이상 남성 변비 환자는 30대 남성보다 25배, 50대 남성보다 8배 많다. 노인성 변비는 잘 낫지 않고 만성화되기 쉬운데, 장 속에 쌓인 대변이 대장을 막아 장폐색으로 악화할 수 있으며 심하면 뇌경색,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고령층의 변비는 단순히 배변을 보는 횟수가 감소하는 것보다 배변 시 힘을 많이 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나 허리 등 불편한 곳이 늘면서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신체활동이 줄어 대변을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떨어진다.
고령층에서 흔한 이완성 변비는 이처럼 대장 운동이 떨어져 생긴다. 장의 연동운동이 약해지면 변이 장 속에 오래 머무르게 되며 수분이 흡수돼 변의 부피가 줄고 단단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팽팽해지고 속이 더부룩하며 아랫배에서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이완성 변비는 통증이 없고 소화불량과 증상이 비슷해 간과하기 쉽다.
실제 요양시설에 입소한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변비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약 7명이 변비가 없다고 답했으나 이 중 절반 이상(56%)이 변비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배변 횟수가 적은 사람은 인지기능 저하가 더 빨리 나타날 위험도 있다. 미국 연구진이 11만2000명의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기억력·사고력 테스트 등을 통해 만성 변비인 사람은 하루에 한 번 배변하는 사람에 비해 뇌 노화가 빨랐다. 배변 활동이 적을수록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흡수해 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장내 찌꺼기와 독소를 흡착해 배출한다. 이때 부피가 커진 변은 장 내벽을 자극해 연동운동을 촉진한다. 장 속 수분과 만난 수용성 식이섬유는 변을 촉촉하게 해 딱딱했을 때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대변을 부드럽게 쑥 내려가도록 돕는다. 실제 인체시험 결과 배변 빈도와 변의 무게가 증가하고 변의 단단함은 감소해 배변 시 통증도 줄었다.
하지만 소화가 불편한 고령층이 두 식이섬유를 음식으로 보충하기는 무리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이나 해조류에, 불용성 식이섬유는 고구마·감자 등의 구황작물과 콩류에 많아 이 모두를 많이 섭취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나이 들수록 수용성과 불용성을 골고루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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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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