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과 늘 함께” 성도들이 사계절 맞춤 봉사

장창일 2023. 12. 2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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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브랜드 대상] 사회공헌 부문 수상 수영로교회 ‘위드유 미니스트리’
부산 수영로교회 교인들이 지난 9월 ‘위드 유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수영로교회 제공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의 ‘위드유 미니스트리’는 교인들이 가족과 함께 이웃을 돕는 지역사회 섬김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사계절 맞춤 봉사를 하는 위드유 미니스트리는 여름엔 냉장고에 반찬을 넣어두고 명절마다 교인들이 만든 전을 포장해 직접 배달하며 사랑을 나눈다.

‘위드유’ 상자에 채워지는 사랑

최근 위드유 미니스트리가 국민일보 ‘2023 기독교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 부문을 수상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 단체와 개인에게 시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위드유 미니스트리 사역이 본격 확산된 건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히려 나눔과 섬김에 적극 활용한 것이다. 교회 로비에 공간을 마련해 교인들이 그곳에 사랑의 선물을 준비해 두면 필요한 주민들이 가져가는 식이다.

사랑 담은 ‘위드유 상자’가 위드유 미니스트리의 핵심 사역 중 하나다.

교회는 본관 1층 로비에 ‘위드유 존(zone)’을 마련했다. 교인들은 이곳에 비치된 ‘위드유 상자’에 생필품을 가득 담은 뒤 다시 이곳에 가져다 놓는다. 모든 상자가 생필품으로 채워지면 필요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해 가지고 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때 쪽방 주민과 외국인 근로자를 이 방식으로 돕기 시작했다. 이후 수해·산불 피해지역을 비롯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현장에는 상자를 직접 만들어 보냈다. 지금까지 1만여 개의 상자가 교인들의 손끝을 거쳐 이웃에게 전달됐다.

‘마더박스’와 ‘착한냉장고’의 탄생

물품을 담은 '마더박스'를 포장하는 수영로교회 교인들. 수영로교회 제공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맞춤 선물은 ‘마더박스’다.

2016년 교회는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고 여기서 모은 헌금으로 ‘마더박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청소년 미혼모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출산을 선택한 용기 있는 엄마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한 마더박스에는 임신과 첫돌 사이에 필요한 신생아 용품과 육아·성경 이야기 서적을 주로 담는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마더박스 사역은 상자마다 5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넣은 뒤 전국의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택배로 발송한다.

‘착한 냉장고’는 위기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탄생했다. 위드유 상자가 있던 자리에 여름이면 착한 냉장고가 들어선다.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걸러야 하는 이웃에게 따뜻한 식사를 전하는 일이다. 교인들이 정성껏 반찬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배달 사역팀이 주민센터와 협력해 도움이 필요한 가정으로 배달한다. 청년들도 함께 반찬을 만드는데 이들은 편지도 써 어려운 이들을 위로한다. 올 상반기에는 부산의 3개 미혼모 시설에도 반찬을 전했다. 교회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반찬 만드는 게 늘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미혼모 시설 배달에 나섰다.

‘착한 책가방’과 ‘S라이더’ 활약상

교인들이 지난 1월 설 연휴에 교회 청년들이 만든 전과 선물상자를 배달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수영로교회 제공

예비 초등학생을 위해 위드유 미니스트리가 준비한 선물은 ‘착한 책가방’이다.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책가방과 학용품조차 마련하기 힘든 가정의 어린이들이 대상이다. 교회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 가방을 산 뒤 학용품을 담아 선물한다. 2019년부터 시작한 착한 책가방 사역을 통해 해마다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300여명의 어린이에게 가방을 전한다. 가방을 받은 아이들이 교회로 보낸 편지도 적지 않다. 착한 가방에 담은 진심이 전달된 셈이다.

설과 추석 등 명절 때 이웃 가정을 직접 방문해 선물을 전하는 ‘S 라이더’도 호응을 얻고 있다. 수영로 라이더라는 의미의 이 사역은 청년들이 만든 전과 명절 선물을 교인 가정이 이웃에게 배달하는 활동이다. 주로 홀로 사는 노인과 다문화가정, 조손가정을 찾는다. 해마다 주민센터 등을 통해 추천받은 해운대부터 김해까지 사는 300여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청년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큰 보람이라고 한다.

올해엔 자립준비 청년 지원까지

교인들은 ‘착한 헌금’도 한다. 특별기도회 때 모으는 착한 헌금은 2012년부터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의 불빛이 되고 있다. 첫해 한국실명예방재단에 개안수술비를 지원한 뒤 그동안 부산장애인체육회를 통해 장애인 운동선수 장비지원과 노숙인 무료급식소 설치, 네팔 지진피해,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저소득층 장애아동 수술비, 희귀난치병 환아 등을 지원했다. 교인들은 코로나 기간 중 온라인 기도회를 할 때도 풍성한 헌금을 했다. 최근에는 부산 학대 피해 아동 시설 4곳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시설 보수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연탄 나눔 봉사도 위드유 미니스트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교인뿐 아니라 교역자들까지 봉사에 참여하는데 해마다 11월이 되면 부산연탄은행과 함께 3000여장의 연탄을 전달한다. 이규현 목사도 연탄 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올 1월에는 부산연탄은행에 1억원을 후원하며 난방 취약 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왔다.

자립준비 청년 지원은 올해 처음 시작한 일이다. ‘보호종료아동’들이 외롭지 않도록 교회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을 위해 이들 곁에서 진로상담을 비롯한 각종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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