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진리의 현재화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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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께서 이 글을 보시는 때는 이미 성탄절이 지난 다음입니다.
'목회자가 되고 나서 성탄절을 잃어버렸다'는 이상한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 성탄절이어서 성탄 예배를 연이어 드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 년 중 하루만 성탄절이 아니라 매일이 성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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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께서 이 글을 보시는 때는 이미 성탄절이 지난 다음입니다. 성탄절 잘 지내셨나요. 좋은 하루를 보내셨나요. 올해는 눈까지 내려 오랜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됐으니 더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목회자가 되고 나서 성탄절을 잃어버렸다’는 이상한 말이 있습니다. 너무 바빠서 성탄절의 의미를 새길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들은 성탄절이 다가오면 소위 설교 폭탄을 맞습니다. 올해의 경우 성탄 전날이 주일이어서 여러 차례의 예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 성탄절이어서 성탄 예배를 연이어 드렸습니다. 모든 예배에 설교가 있다 보니 목회자들은 성탄 시즌에 설교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한 주 후에는 24일에서 25일에 있었던 일이 또 한 번 반복될 것입니다. 12월 31일이 주일이므로 여러 번 예배할 것이고 교회에 따라서는 바로 그날 밤에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기도 할 것입니다. 성도들도 집에 갔다가 금방 다시 와야 할 형편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데 집에 있기도 그렇고 아마 갈등이 더할 것입니다. 영락교회의 경우엔 1월 1일 오전에 신년예배를 드리니, 잠이라도 자고 올 수 있지요. 어쨌든 목회자는 12월 31일에도, 1월 1일에도 계속 설교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이처럼 성탄절이 바쁘다 보니 깊은 묵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잠시 틈이 나면 떠오르는 것은 오래전 성탄절의 추억입니다. 어떤 분이 ‘성탄은 추억’이라고 말씀하는 것을 들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되는 말씀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닌 이들에게는 성탄절 추억이 많습니다. 그리고 본래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므로 예전 성탄절이 지금보다 더 좋았다고 말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성탄 시즌이 되면 길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흐르고 사방에 트리가 장식됐습니다. 성탄 이브에는 교회당에 모여 찬양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의 노래와 연극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요셉도 되고 마리아도 되고 동방박사도 되었습니다. 방에 돌아다니던 낡은 인형을 이불로 감아 안고는 아기 예수님이라고 했었지요.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밤새도록 벌이던 파티였습니다. 선물 교환도 하고 그것이 끈이 되어 결혼한 이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밤을 보내다가 새벽이 되면 성도들 집으로 새벽송을 돌았습니다. 대문 앞에서 성탄 찬송을 두어 곡 부르면 성도들은 문을 열고 따듯한 음료를 대접해주었습니다. 구제미와 구제 헌금도 했지요.
이렇게 성도들의 집을 도는 것을 마치면 교회당에 모여 성탄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밤을 새운 탓에 찬양대석에서 병든 닭처럼 졸기도 다반사였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꼭 한 번 돌아가 보고 싶은 정겨운 성탄절입니다.
그러나 성탄절이 추억으로만 남아서는 안 되겠지요. 예수님은 2000여년 전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린 시절의 성탄절에도 오셔서 추억거리를 선물해 주셨지요. 그러나 잊으면 안 될 것은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다가오신다는 것입니다. 성탄이 과거 사건으로만 머물면 안 될 것입니다. 성탄의 현재화가 중요합니다. 지금도 예수님께서 영적으로 우리 안에 오셔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성경의 진리 전체가 우리에게 현재화되어야 합니다. 기독교 신앙의 생명은 옛이야기를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오늘 우리 이야기가 되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 년 중 하루만 성탄절이 아니라 매일이 성탄절입니다. 말씀이 날마다 우리 안에서 성취되길 소망합니다. 그게 참 신앙입니다.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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