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10년 만에 재개된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식… 성탄의 빛은 사라지고 지자체 홍보 행사로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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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600여m 떨어진 경기도 김포 애기봉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성탄 트리가 불을 밝혔습니다.
2014년 성탄 트리를 위한 철탑이 철거된 지 10년 만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신교 등 종교계의 동참으로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의 '역사성'을 어느 정도 살려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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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기독교 예식 일절 없이
시 관계자·연예인 위주로 진행
“성탄트리 점등식 역사성 살려야”
북한과의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600여m 떨어진 경기도 김포 애기봉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성탄 트리가 불을 밝혔습니다. 2014년 성탄 트리를 위한 철탑이 철거된 지 10년 만이었습니다. 새롭게 조성된 성탄 트리는 애기봉 전망대로 올라가는 생태탐방로에 트리 모양으로 조명을 설치해 대형 트리처럼 연출한 것입니다.
애기봉은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에 있는 해발 155m 봉우리입니다. 서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한 곳으로 망원경으로 북한의 마을과 송악산 등을 볼 수 있어 실향민들이 많이 찾곤 합니다. 등탑을 점등하면 개성시에서도 불빛이 보인다고 합니다.
애기봉 성탄 트리는 정전 직후인 1953년 한 병사가 평화를 기원하며 애기봉에 있는 소나무에 불을 달아 켠 데서 유래했습니다. 이후 1971년부터 높이 18m의 철탑을 만들어 매년 연말 성탄절을 앞두고 점등을 이어왔습니다. 점등식은 개신교와 가톨릭 등 종교계 차원에서 줄곧 담당해왔습니다. 성탄 절기를 지키는 기독교계는 점등행사를 통해 민족통일과 화해·평화를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한반도 상황 속에서 남북간 정치상황에 따라 점등과 취소가 반복돼 왔습니다. 주로 북측에서 등탑의 불빛이 북측을 자극한다며 민감해 한 탓입니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철탑이 철거됐고, 북한의 협박 등으로 떠밀리듯 행사를 취소해야 했습니다. 연례 행사였던 점등식이 장기간 중단되는 부침이 있었지만 중단 10년 만인 올해 점등식이 재개되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올해 점등식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성탄의 의미는 온데간데 없고 기독교 색채는 쏙 빠졌습니다. 개신교 등 교계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로지 김포시만을 위한 행사 같았습니다. 김포시 관계자들과 초대가수, 개그맨, 김포시 홍보대사 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김포시 관계자는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랜만에 열리는 행사를 기존과는 다른 성격의 행사로 변화를 주고자 했다.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 교계를 배제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의 도발을 우려한 조치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고석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군선교위원장은 “과거에도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에 대해 북한을 의식한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던 적이 있다”며 “교인들의 속이 많이 상했었다. 이번에도 그런 측면이 고려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개신교 등 종교계의 동참으로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의 ‘역사성’을 어느 정도 살려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대덕 전 한국기독교 군선교연합회 총무는 “전통적으로 성탄절은 기독교의 주요행사 중 하나이기에 기독교 예식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역사이자 정서이며 문화”라면서 “김포시 차원에서 이 점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습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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