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한복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걸렸다! 함께한 6개의 브랜드 인터뷰
Q : 오우르 소개
A : 전통 문양과 한복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오우르. 한복 디자이너인 어머니 곁에서 한복 관련 일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시카고 예술대학에서 패션디자인과 패턴 디자인을 전공하고, 귀국 이후 직접 보고 느낀 한복의 장점과 취약점을 토대로 전통을 살린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2021년에 오우르를 론칭했다. 한국 문화의 코어를 지키고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움을 찾아 나가는 방식을 매일 고민 중이다.
Q : 한복이 업이 되기까지
A : 어머니의 한복 가게는 내 놀이터였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시와 명주 등 한국 원단과 전통 색감과 소재들, 한국 전통 문화에서 가져온 패턴 디자인 레퍼런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느꼈다. K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클라이언트가 한국 드라마 사진을 참고 자료로 가져온 걸 보고 우리 문화를 ‘업’으로 삼는 것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한복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재해석되고, 일반 의상과 함께 착용하는 지금은 더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Q : ‘2023 한복 웨이브’ 참여 소감과 계획
A :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한복을 알릴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한복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이번에 제작한 의상은 2024년에 있을 해외 패션쇼에서 선보일 예정.
Q :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A :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블랙핑크 의상을 제작했던 것. ‘역사에 남을 것(Go down in history)’이라는 제목으로 CNN에 소개됐다. 한 · 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시애틀총영사관 주최로 열린 한복 공연 쇼에 참여한 것도 의미 있었다. 지난 10월에는 ‘신진한복인상’을 수상했다. 지금껏 쌓아온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을 놓지 않으려 한다.
Q : 전통 문화의 또 다른 아름다움
A : 패턴 디자인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진 오우르에게 자수 문양이나 금박 · 은박 문양 등 다양한 전통 문양과 각 문양이 품고 있는 의미(풍요, 번영, 장수)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Q : 지금의 한복을 정의한다면
A : 내게 한복은 ‘스스로 표현하는 도구’이자 뿌리다. 새로운 세대로서 한복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이야기하고 싶다.
Q : 앞으로 꿈
A : 오우르의 슬로건은 ‘우리 문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오우르만의 이야기로 소개하는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하고, 그 삶에 녹아들길 바란다.
Q : 하플리 소개
A : 한복(Hanbok)과 전통(Heritage)을 뜻하는 ‘H’에 적용하다(Apply)는 의미를 더한 하플리(H, apply)는 한국 고유의 미학에서 얻은 영감을 시대와 시즌, 체형, 젠더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 디자인에 적용한다. 2015년 한복 편집 숍에서 시작해, 2017년 직접 디자인한 한복을 선보이는 ‘하플리’가 본격 탄생했다. 패션 비전공자인 만큼 원부자재 거래처와 패턴실, 샘플실, 공장 어디를 가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묻고 배웠다.
Q : 한복이 업이 되기까지
A : 스물세 살, 우연히 본 한복 사진과 사랑에 빠졌다. 광장시장에서 난생처음 한복을 맞췄는데 몸매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당시에 한복 입은 내 모습이 예뻐 보이더라. 저고리가 짧고 타이트하며 치마는 풍성한 상박하후 ‘Y’ 자의 비대칭 형태, 끈으로 묶어 조절하는 ‘여밈’ 등 한복이 가진 가변성과 유연성을 토대로 내가 원하는 느낌을 만들고 싶다.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논문과 복식 자료를 살피며 보이는 그 이상의 이면을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면서 실용적인 ‘옷으로 기능하는 옷’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Q : ‘2023 한복 웨이브’ 참여 소감과 계획
A : 전 세계적으로 K컬처가 이목을 끌고 있지만 디자이너가 자신의 역량과 매력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이너로서 표현하고 싶은 한복의 미감을 알릴 수 있어서 기쁘다. 곧 개최될 서울패션위크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Q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A : 쟁쟁한 한복 디자이너 사이에서 ‘2020 대한민국패션대상 K패션 오디션(신진디자이너 부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을 때 큰 힘을 얻었다. ‘로컬 힙’이라는 주제로 지역 명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한국관광공사와의 작업도 기억에 남는다.
Q : 또 다른 영감
A : 실용성과 예술성이 어우러진 조선의 다양한 공예품들. 그중에서도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청화배자 ‘연적(벼루에 먹을 갈 때 물을 담는 서예 도구)’의 매력에 빠졌다.
Q : 지금 한복의 정의
A : 2015년 ‘한복 덕후’로 EBS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한복을 ‘한국 사람의 옷’이라고 정의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 전통 복식을 일상에서 입는 국가는 거의 없고, 모두 유사한 현대복을 입는다고 생각하면 전통 한복도, 현대 한복도 똑같이 ‘한복’이다. 단청 후드와 지퍼를 단 원피스 등을 보며 “한복이 맞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뿌리가 어디서 나왔는가 하는 것 아닐까.
Q : 송화바이정 소개
A : 미국 유학 중 여름방학 때 인사동을 찾았다가 고가구와 골동품, 공예품 등이 즐비한 동네의 매력에 빠졌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2년 브랜드를 인사동에 오픈했다. ‘송화’와 ‘Haejin’ 두 브랜드는 디자인에 따라 적절한 소재를 시도하며 한복의 다양성과 편리성을 지향한다.
Q : 한복이 업이 되기까지
A : 전통 한복 원단을 제작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명절 때마다 한복을 입고 사촌들과 사극놀이를 하는 등 한복과 접점이 많았다. 브랜드를 준비하던 당시 일상 한복 하면 떠오르던 중 · 장년층을 대상으로 편안하고 박시한 생활 한복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의 한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장저고리와 허리치마는 고려와 조선초기 시대의 한복 실루엣을 적용했고, 채도 높은 컬러와 서사가 확실한 민화 디지털 프린트를 한복 원단에 매치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초기에는 매장을 찾은 손님들을 매 순간 설득해야 했으나 10년 간 이 일을 해온 지금은 달라진 인식을 많이 느낀다.
Q : ‘2023 한복 웨이브’ 참여 소감과 계획
A : 시대가 다양해졌고 자유롭게 한복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프로젝트였다. 대개 전통 한복이라면 익숙한 짧은 저고리와 치마를 떠올리지만 사실 한복의 종류는 다양하고 방대하다. 2024년에는 해외 전시를 선보이고, 의상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Q :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A : 둘째를 낳은 지 100일 남짓한 시점, 한복 유니폼 디자인으로 위촉돼 군산 컨트리클럽 하복과 춘추복 유니폼을 디자인하게 됐다. 내가 디자인한 한복 유니폼을 입고 업무에 집중하던 직원들의 모습을 보는 게 뿌듯했다.
Q : 또 다른 영감
A : 갓과 망건에 쓰이는 전통 말총의 매력에 빠졌다. 2022년 로에베 공예상 우승자인 정다혜 작가의 말총 공예 오브제의 정교함과 세련된 아름다움에 감명받기도.
Q : 지금의 한복을 정의한다면
A : 전통 한복은 한복대로 계승하되 일상 한복은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발전돼야 한다. 새로운 시도와 디자인에 대한 지적도 대중의 높아진 관심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깊이 깔린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감지되고,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이런 한복이라면 나도 평소에 입을 수 있겠다’는 감동을 주고 싶다.
Q : 한복문 소개
A : 1986년 문계옥 한복으로 시작해 2013년 한복문으로 이름을 바꿔 37년 동안 2대째 한복을 만들고 있다. 궁중복식연구원 초대회장이자 문계옥 한복을 운영하던 어머니에 이어 한복문의 이름으로 한복을 만들고 있다. 전통 복식의 깊이와 정성을 다하고, 한복의 미래를 이어가는 패션 한복과 가장 한국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Q : 한복의 매력
A : 전통 문화는 배움과 익힘에 끝이 없는 분야다. 그중 복식은 다양한 문화의 복합체로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고 반성하게 만든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복식 문화를 알리고 싶은 사명감,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Q : 2023 한복 웨이브 참여 소감과 계획
A : 수지와의 작업은 매우 흥미로웠다. 레드 카펫이 깔려 있는 영국 왕실 파티에 초대된 수지의 모습을 완성하기 위해 전통 요소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녹여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직접 배우와 미팅하고 작업을 진행하는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안내도 많은 도움이 됐다. 완성한 옷은 2024년에 기획 중인 전시와 해외 패션쇼에 선보일 예정이다.
Q : 기억에 남는 순간
A : 2022년 ‘올해의 한복인 상’을 수상한 것. 그 외 신한복 프로젝트, 한복 개발 프로젝트, 한복 교복디자인 컨설팅, 한복 근무복 개발, 해외 한복 교육, 패션쇼, 전시 등으로 한복 관련 다양한 활동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을 보상받은 해였다. 앞으로 한복을 더 사랑하고 한 단계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 해였다.
Q : 또 다른 영감
A : 다양한 곳에서 한국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한옥 지붕과 처마 문, 창문의 나무, 공간과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 한국 건축은 예술의 집합체다.
Q : 지금 한복의 정의
A : 한복은 전통적인 복식 문화를 바탕으로 우리와 현재를 같이 살고 미래로 나아갈 우리의 복식이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변한다고 생각한다. 시대별 복식 문화를 지키되 지금은 지금 시대에 걸맞은 한복을 만들어야 한다.
Q : 앞으로 꿈
A : 해외에서 한국 복식과 한복 구성 강의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치마저고리를 직접 만들고, 입고 기뻐하는 외국 학생들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것처럼 한복문을 한국의 전통 스타일을 매개로 한 모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
Q : 차이 킴 소개
A : 한국의 전통 연희 중 하나인 남사당패의 자유롭고 노마드 감성을 컨셉트로 한 기성복 브랜드다. 차이 킴의 옷은 차이 킴의 전신인 차이 김영진의 전통 한복을 베이스로 기존의 전통 한복 디자인을 벗어나 보다 독창적인 현대적으로 옷을 만들고 있다. 대표 아이템으로 철릭 원피스, 답호, 대금형상의, 연안김씨저고리, 순천김씨저고리, 배냇저고리 등의 전통 복식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실용적으로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Q : 한복의 매력에 빠진 이유
A : 한복에서 정체성을 발견한 것 같다. 마치 친엄마를 만난 기분이랄까. 공연예술을 공부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명품 패션 브랜드 바잉 머천다이저와 패션 어드바이저 일을 하다가 취미로 한복을 만났는데, 한복을 만들고 연구하면서 그와 함께 파생된 민속 문화, 궁중 문화 등 다양한 우리 문화를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었다.
Q : 2023 한복 웨이브 참여 소감과 계획
A : 디자이너로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다시 새로운 한복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Q : 한복 디자이너로서
A : 기억에 남는 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 상설 전시된 차이 킴의 한복을 봤을 때. 2016년 서울패션위크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은 첫 번째 패션쇼와 세계적인 패션 에디터 사라 무어가 차이 킴 한복을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옷으로 승화시켰다”고 얘기했을 때.
Q : 또 다른 영감
A : 소리꾼 김소희 선생님의 구음 소리부터 안숙선 선생님의 판소리 등 한복 외에도 ‘소리’와 ‘창극’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이자람의 판소리를 들으면 차이 킴이 추구하는 전통에 대한 동지를 만난 기분이 든다.
Q : 지금의 한복을 정의한다면
A : 그게 무엇이든 전통을 지키는 것도, 그 전통을 이어 나가는 것도 모두 중요하다. 세기별 한복의 모습이 꾸준히 변했던 것처럼 현재의 한복을 동시대적으로 디자인해 이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 김영진의 필터링을 통해 전통을 이어 나가는 차이 킴만의 세계를 한복으로 구현하고 싶다.
Q : 앞으로 꿈
A : 남성의 철릭을 철릭 원피스로 만들어 한복 패션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외에도 단령 원피스, 연안김씨저고리, 배냇저고리코트, 순천김씨저고리 등 다양한 토털 전시를 열고 싶다. 그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같은 곳이라면 더 좋고.
Q : 유현화한복 소개
A : 2005년 嘉藝유현화한복을 시작으로 전통에 기반한 현대적인 한복 디자인을 연구해 왔다. 딸(김예린)이 디렉팅을 함께하며 ‘71년생 한복 디자이너 어머니의 전통에 대한 노하우와 디자인 감각을 반영’하고 ‘96년생 딸의 감각으로 일상에서 입을 수 있도록 전통을 재해석한다’는 취지의 20~30대 타깃의 ‘유현화한복 71 to 96’을 론칭했다.
Q : 한복이 업이 되기까지
A : 옷 짓는 솜씨가 동네에 자자했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덕에 한복은 항상 일상에 있었다. 기존 틀을 벗어난 소재와 패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상복에 전통을 녹인다는 것은 서양 의복 패턴과 봉제, 전통 의복 구성과 문화를 모두 알아야 구현 가능한데 한복이 어떤 의상보다 자리를 빛낼 수 있는 우리 옷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한다.
Q : ‘2023 한복 웨이브’ 참여 소감과 계획
A : 해외에 소개되는 만큼 전통적인 방식과 새로운 방식 중 어떤 것이 좋을지 고민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추후 룩 북 촬영을 통해 의상을 다각도에서 연출하고,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Q :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
A : 청담동에서 삼청동으로, 삼청동에서 연남동으로, 연남동에서 온라인 몰까지. 지난 18년 동안 유현화한복은 시대와 변화의 흐름에 맞게 모습을 바꿔왔다. 전통 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일상에 녹여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브랜드의 방향에 공감하는 분들의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 또 다른 영감
A : 경복궁 같은 건축물, 한옥은 사치스럽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검소한 우리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옥 처마와 버선코, 저고리 섶이나 코, 당의의 선 등에서 볼 수 있는 우리만의 아름다운 선에서 영감을 받았다.
Q : 지금 한복의 정의
A :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은 이전에 그랬듯 지금도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게 변화돼야 한다. 전통을 계승하는 영역과 변화시키는 영역 모두 존중받아야 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다채로운 디자인들이 등장하길 바란다.
Q : 앞으로 꿈
A : 서양 의복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패션쇼 무대에 오르는 것. 우리 전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을 유현화한복만의 무드로 구현해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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