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비 새는 OT 이제 부숩시다"…'3조' 짜리 토트넘식 새 구장 추천 받아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꿈의 극장' 올드 트래퍼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분을 인수한 영국 최대 부호가 약 20억 파운드(약 3조3000억원)를 들여 새 경기장을 짓는 걸 추천받았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6일(한국시간) "짐 랫클리프는 맨유 지분 25%를 인수한 후 유명 건축가로부터 맨유의 상징인 올드 트래퍼드를 헐고 새 경기장을 지을 것을 권유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25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의 억망장자 짐 랫클리프 경이 회장으로 있는 이네오스(INEOS) 그룹이 구단 지분의 25%를 취득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랫클리프가 구단의 클래스B 지분 25%를 취득하고 클래스A 지분은 최대 25%까지 취득할 것이며 올드 트래퍼드 개발이 가능하도록 3억 달러(약 3909억원)의 추가 지원금도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랫클리프 경이 소유한 이네오스 그룹은 OGC니스(프랑스), 로잔FC(스위스), 라싱 클루브 아비디안(코트디부아르), 럭비팀 올블랙(뉴질랜드), 포뮬러 1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맨유 지분 인수도 마무리되면서 이네오스 그룹은 맨유의 축구 운영권도 갖게 됐다. 이는 남녀 축구팀과 아카데미를 총괄하는 것이며 맨유 상장 법인과 구단의 이사회 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랫클리프경은 구단을 통해 "로컬보이이자 구단의 평생 서포터로서 나는 맨유 구단의 운영권을 책임지는 데 이사회와 합의하게 돼 매우 기쁘다. 상업적인 성공으로 구단이 항상 높은 수준의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는 동안, 이 잠재력은 최근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우리는 폭넓은 이네오스 스포츠그룹의 글로벌 지식, 전문성, 재능을 가져와 구단의 더 나은 발전을 가져오도록 도울 것이며 올드 트래퍼드 개발이 가능하도록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장기적으로 보고 여기에 왔고 많은 도전과 어려운 일들이 있다는 걸 안다. 우리는 냉혹하고 프로페셔널하게,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이를 대할 것이다. 우리는 보드진, 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팬들을 포함한 구단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구단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헌신할 것이다. 우리가 공유한 열망은 명확하다. 우리 모두 맨유가 원래 있었던 잉글랜드, 유럽, 그리고 세계 축구에서 최상단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랫클리프 경이 구단 운영권을 얻자 맨유 팬들을 환호성을 내질렀다. 맨유를 소유 중인 글레이저 가문은 방만한 구단 운영과 인색한 투자로 큰 원성을 샀기에 팬들은 항상 새로운 구단주를 원했기에 랫클리프 경의 인수 소식은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다가왔다.
팬들은 랫클리프 경이 인수 후 클럽 명성에 걸맞은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를 데려와 줄 것을 예상했는데, 랫클리프 경은 선수 영입보다 먼저 노후화된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관중 7만4000여명을 수용 가능한 올드 트래퍼드는 맨유 홈구장이자 맨유 상징 중 하나이다. 1910년에 개장한 이후 수많은 빅클럽들이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를 상대로 무릎을 꿇으면서 원정팀의 지옥으로 널리 알려졌다. 맨유 레전드 바비 찰튼은 올드 트래퍼드를 '꿈의 극장'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최근 맨유 팬들 사이에서 구장의 노후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건설한지 100년이 넘은 경기장임에도 구장 내 전반적인 시설의 유지 보수에 큰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의 홈구장이라는 걸 무색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2019년엔 맨유 홈경기를 앞두고 지붕에서 거센 물줄기가 쏟아지는 모습이 공개됐고, 지난 3월엔 경기장 내 남자 화장실 하수관에서 소변이 역류해 바닥이 배설물로 뒤덮이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노후화된 경기장의 시설 보수가 시급한 가운데 2019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건설을 도운 건축 설계회사 파퓰러스가 토트넘처럼 아예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방안을 추천했다.
오랫동안 화이트 하트 레인을 홈구장으로 쓴 토트넘은 구장이 너무 노후화됐기에 2016년부터 10억 파운드(약 1조6450억원)을 투자해 6만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건설했다.
많은 돈이 투자됐고 완공까지 3년이나 걸렸지만 모든 내부 시설과 장비가 최신식 설비로 구성돼 팬들과 선수들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축구 경기가 없을 때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를 물론 비욘세 콘서트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매체에 따르면, 파퓰러스는 올드 트래퍼드를 두고 고심 중인 랫클리프 경한테 총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소규모 보수 프로젝트이고, 두 번째는 남쪽 스탠드를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나머지 땅을 재개발하는 것이다. 마지막 3번째는 약 20억 파운드(약 3조3000억원)를 들여 새 경기장을 짓는 것인데, 크리스 리 파퓰러스 CEO는 3번째 방안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리 CEO는 '텔래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새 경기장을 짓는 게 비용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초기 비용은 3가지 선택지 중 가장 크지만 개발 가능한 부지가 정말 많다"라며 "맨유는 건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기존 경기장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매치데이 수익이 감소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건축학적으로 이용 가능한 공간에서 정말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다. 공간적 제약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엄청난 비용이 예상되지만 새 구장 건설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이다. 워낙 올드 트래퍼드가 노후화되다 보니 일부 원정 팬들은 "올드 트래퍼드가 무너지고 있다"라고 노래를 부르며 맨유 팬들을 자극했다.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도 낙후된 구장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레이저 가문은 수년간 올드 트래퍼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세계 최고의 경기장 하나에서 영국과 아일래드 경기장 중 상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는 걸 지켜봤다"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아일랜드와 연합해 2028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유로 2028) 유치를 신청했는데, 올드 트래퍼드는 UEFA 국제 대회 경기장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배제됐다. 반면에 맨유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경기장 유치에 성공했다.
이어 "투자가 없다. 녹슨 경기장이다. 이는 직무유기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경기장 보수에 투자를 전혀 하지 않은 글레이저 구단주를 비난했다.
맨유 지분을 인수한 랫클리프 경은 인수하기 전에 팬들에게 인수에 성공할 경우 경기장 보수와 인프라 개선을 위해 2억 4500만 파운드(약 33983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구장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예상했던 비용의 10배 가까운 금액이 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토트넘처럼 아예 새 경기장을 짓는 방안을 추천받았다. 맨유 팬이라고 밝히면서 명가 재건에 한 팔 보태겠다고 약속한 랫클리프 경이 '꿈의 극장' 올드 트래드를 두고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트위터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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