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치의 마켓 나우] 내년 세계무역, 재편 있어도 후퇴는 없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의 예상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무역 성장률은 2023년 0.8%에서 3.3%로 반등하며 탈글로벌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글로벌화는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추세가 변하고 있다. 글로벌공급망 재편과 중국의 리밸런싱(rebalancing), 생성형인공지능이 향후 글로벌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변화를 읽으면 신흥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기업들은 중기 투자 계획에서 글로벌공급망 강화와 다변화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공급망 재조정의 수혜자는 라틴아메리카,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아세안(ASEAN), 그리고 인도다. 멕시코와 EMEA에 속하는 폴란드·헝가리·체코·튀르키예는 미국·유럽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덕분에 니어쇼어링(인접국 간 공급망 형성)의 대표적 수혜국이 됐다. ASEAN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전기 자동차 공급망의 일부가 됐고, 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은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축이다. 인도는 중국보다 저렴한 노동력과 제조업의 견조한 성장, 정부 개혁을 기반으로 글로벌공급망 재배치의 중심이 됐다.
중국은 제조업 우위를 유지할 것이다. 중국의 인프라와 광범위한 공급망 네트워크, 막대한 기술분야 투자를 통한 제조업 밸류 체인 강화 등을 고려하면 다국적 기업에 대중국 탈동조화(디커플링)는 쉽지 않다.
2023년 중국 증시는 전망에 미치지 못한 성장률과 부동산 부문의 약세 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중국 경제모델이 투자 주도 성장에서 소비 주도 성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정책 지원과 소비 변화의 혜택을 받는 첨단 제조업, 의료, 소비재 등의 섹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올해의 게임체인저는 생성형인공지능(GAI)이었다. GAI는 특정 산업군의 생산성·성장성·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모델을 필두로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은 AI 산업 트렌드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큰 혜택을 받고 있다. 대만은 전체 AI 산업 공급망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 팹(Fab)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개발 중이다.
또한, GAI는 콘텐트 제작에 활용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을 촉진하고 운송·의료·교육 등의 산업을 재편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AI 응용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추가로 창출하고 아시아의 혁신적 기술 기업들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미셸 치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차이나 주식 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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