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메이커’ 허수 “디플러스 기아 원 클럽 맨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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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쇼메이커' 허수(23)는 지난달 소속팀 디플러스 기아와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는 대부분의 팀과 선수가 1년 계약(단년 계약)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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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팀과의 평생 동행 선언
“팀이 기회 준 덕분에 내가 성장
몸이 버틸 때까지 날 불사를 것”
프로게이머 ‘쇼메이커’ 허수(23)는 지난달 소속팀 디플러스 기아와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는 대부분의 팀과 선수가 1년 계약(단년 계약)을 체결한다. 팀으로서는 겨울마다 로스터 리빌딩을 고민하고, 협상 테이블을 여러 개 차려야 한다. 그래서 허수의 3년 계약 및 사실상 팀과의 평생 동행 선언은 업계에서 파격적이고 이례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허수는 2017년 11월 당시 2부 리그에 속해있던 현 소속팀에서 데뷔했다. 이후 팀의 1부 리그 승격과 국제대회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이 팀에서 쌓은 애정이 남다른 만큼 앞으로도 ‘디플러스 기아의 원 클럽 맨’으로 남고 싶다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디플러스 기아와 3년 재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나도 이제 마냥 어리지 않은 6년차 선수다. 그전까지는 어려서 이적시장 경험을 포함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팀과 장기 계약을 맺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부터 원 클럽 맨을 동경해왔기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솔직히 1년 계약을 맺었어도 내년에 팀과 다시 계약할 것 같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 드문 사례여서 더 가치 있다고도 생각했다.
-친정팀이자 현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듯한데.
“2부 리그 시절부터 1부로 승격할 때까지 매 경기 함께했다. 내가 맡은 포지션은 팀이 후보 선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내가 아파서 연습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연습을 취소했지, 대타 선수를 넣은 적도 없다. 내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팀에서 기회를 많이 준 덕분이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이었다. 다른 선택지도 고려해봤나.
“원래 오랫동안 프로 생활을 할 계획이 없기도 했고, 올해는 유독 힘들었다. 우선 한국에선 디플러스 기아가 아닌 다른 팀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 잔류, 중국행, 은퇴. 3개의 행선지를 두고 고민했다. 아직 나를 지켜봐 주시는 팬분들이 많은데 은퇴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버틸 때까지는 이 팀에서 나를 불사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 맑은 정신으로 생각해보면 역시 은퇴는 섣부른 판단이었던 것 같다. 하하.”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캐니언’ 김건부와는 이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는데.
“나와 건부가 정말 잘했을 때, 리그를 우승했을 때도 언젠간 헤어질 거란 생각을 해봤었다. 현실적으로…. 앞으로 계속 잘해도 둘 다 연봉이 높아져서 헤어질 것이고, 부진하면 부진한 대로 갈라져야 하니까. 언젠간 올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건부가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슬펐지만 그 감정이 오래가진 않았다. ‘너는 나가서 잘해라. 나는 남아서 팀을 지킨다’고 생각했다.”
-김건부 대신 신인 ‘루시드’ 최용혁과 호흡을 맞춘다.
“그동안 손기술이 좋은 건 알았지만 섬세하고 똑똑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연습해보니 꽤 똑똑하더라. 신인인 만큼 초반에는 변수 발생 시 대처 능력을 길러야 한다. 초반에 과도한 긴장 때문에 애를 먹을 수도 있지만, 나는 용혁이가 결국엔 잘할 선수라고 생각한다. 연차가 쌓여도 긴장하게 돼 있다. 긴장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 심장이 빨리 뛰고, 환호성이 들리는 그 상황이 짜릿해야 한다.”
-허 선수만의 2024년 목표가 있다면.
“행복하게, 재밌게 한 해를 보내는 게 내년 목표다. 경기에서 지면 분함을 느끼되, 그 감정을 빨리 털어내려 한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자책도 줄이고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더 잘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하려 한다. 올해 디플러스 기아 팬분들은 팀 응원하는 게 괴로우셨을 것이다. 내년엔 응원할 맛이 나게 만들어드리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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