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반려인 시대, “함께 할 준비 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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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물매개치료 연구가들이 교회가 숙지해야 할 사항과 접목할 수 있는 사역을 소개했다.
건국대 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학과장 한진수) 동물매개치료 전공생들로 구성된 한국인간동물상호작용연구회(KHAI·카이) 연구가들은 이날 보리와 함께 교회 소속 지적 장애인들을 상대로 '인사 나누기', '간식 주기', '퀴즈'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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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물매개치료 연구가들이 교회가 숙지해야 할 사항과 접목할 수 있는 사역을 소개했다.
치료견 보리(래브라도 리트리버·9)가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임석순 목사)에 방문했다. 지적장애인을 위한 동물매개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다. 건국대 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학과장 한진수) 동물매개치료 전공생들로 구성된 한국인간동물상호작용연구회(KHAI·카이) 연구가들은 이날 보리와 함께 교회 소속 지적 장애인들을 상대로 ‘인사 나누기’, ‘간식 주기’, ‘퀴즈’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보리는 분리불안, 불안장애, 우울증 환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치료견이다. 동물매개치료가 아직 한국에선 낯선 개념이지만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치료견들이 병원과 학교 요양원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중앙교회는 장애인 심리치료와 인지능력 향상에 동물매개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해당 활동을 교회에 유치했다. 이날 만난 장애인들은 연신 보리를 쓰다듬고 보리와 눈을 맞추며 소통하기 위해 애썼다. 낯선 이들의 손길에도 보리는 환대의 표시인 듯 꼬리를 흔들었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임석순 한국중앙교회 목사는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한국교회 정서에서 동물이 교회 안에 들어오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서도 “교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동물이라도 얼마든지 교회 공간에 드나들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활동을 보조한 이은희 카이 연구원은 “교회에서 동물매개활동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며 “과거에는 종교시설에 반려견 출입이 어려웠는데, 최근 반려동물에게 세례를 주는 성당,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 등이 나타나는 등 인식 변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국민일보가 보도한 ‘반려동물에 문 연 교회’ 기사(11월 25일자 7면 참조)를 언급하며 “해당 기사가 카이 연구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됐고, 긍정적인 반응들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교회에서 반려동물 관련 활동을 진행하기 전에 반드시 규칙을 정하고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한 유명 쇼핑몰의 경우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동물(개, 고양이)에 한해 목줄 착용 또는 케이지 동반 시 출입 가능’, ‘목줄은 안전을 위해 1.5m 이내로 조절하여 고정 후 출입’, ‘맹견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 출입 제한’, ‘반려동물의 배설물 발생 시 보호자가 처리가 필요’ 등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김명하 카이 연구원은 “교회가 진정한 ‘펫 프랜들리 존’이 되려면 이런 규칙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교회 안에서 반려인들의 모임을 만드는 것도 신앙생활에 윤활유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공익적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중앙교회(최종천 목사)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박효경 카이 연구원은 “개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인들에게 산책은 빠질 수 없는 일상”이라며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반려견 산책 순찰대를 교회 차원에서 운영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시골에는 자식처럼 동물을 키우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교회가 반려견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면 이른 새벽기도 시간이나 늦은 철야 예배 시간에 동행할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안정감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동호회를 만든다고 하면 카이같은 전문 단체에 요청해 산책 에티켓과 반려견과 함께 하는 법 등 교육을 함께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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