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돌려 달라” 뿔난 러 여성들, 푸틴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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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 내에서 남편과 아들을 돌려보내 달라는 여성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싱크탱크인 러시아 카네기·유라시아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이 아내와 엄마들은 자유주의적이고 도시적인 반정부 운동을 벌이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은 푸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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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하자 불만 점차 고조
푸틴 대통령 비판도 서슴지 않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 내에서 남편과 아들을 돌려보내 달라는 여성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발발한 전쟁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한 강한 비난도 수면 위로 표출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약 3만5000명의 러시아 여성 가입자를 보유한 텔레그램 채널 ‘집으로 가는 길’은 최근 온라인에 영상 성명을 게시해 “우리는 완전한 동원령 해제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는 민간인이 교전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채널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동원령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겨냥해 “비열하고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영상에는 실명을 공개한 여성도 등장했다. 마리아 안드레바(34)는 남편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당국에 의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징집됐다고 증언했다.
당시 러시아 국방부는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해 대규모 징집에 나섰는데, 그의 남편도 징집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안드레바는 “평화롭게 살던 우리 남자들이 왜 우크라이나로 가야만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가 우리보다 더 작은 나라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면 우리 남자들은 내버려 두고 군대가 싸우도록 하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어 푸틴 대통령을 향해선 “민간인을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싱크탱크인 러시아 카네기·유라시아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이 아내와 엄마들은 자유주의적이고 도시적인 반정부 운동을 벌이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은 푸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말했다.
반기를 든 여성들이 반정부 성향을 지녀 푸틴 대통령에게 대항하는 게 아니라 순전히 가족의 무사 귀환을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얘기다.
러시아 당국도 이들이 항거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기획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시위에 참여한 여성을 투옥하거나 핍박하는 대신 국영 매체에 이들을 무시하라고 당부하는 수준에서 대응하는 중이다. 집회 허가도 거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동원령에 반발하는 여성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
당시엔 징집을 받아들였던 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지에 던져진 가족의 생환을 담보할 수 없게 되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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