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태클→발목 부상' 에버턴 MF, 토트넘 상대 복귀골…英 언론, 4년 전 사건 '재조명'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최근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복귀골을 신고한 안드레 고메스(에버턴)가 4년 전 손흥민 태클로 심각한 발목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영국 현지에서 재조명 됐다.
에버턴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에 1-2로 패했다. 전반 9분 만에 히샤를리송에게 선제골을 내준 에버턴은 전반 18분 손흥민에게 추가 실점해 끌려갔다. 후반 37분 고메스의 추격골로 따라붙는 듯 했지만 점수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경기 후 영국 현지에서 고메스의 골이 큰 화제가 됐다. 고메스가 4년 전 손흥민의 백태클로 심각한 발목 부상을 당한 뒤 내리막길을 걷다가 오랜만에 에버턴 소속으로 득점포를 터뜨린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5일 "심각한 부상을 당했던 고메스는 미래에 대한 의심에도 불구하고 션 다이치 감독 체제에서 활력을 불어넣으며 적시에 복귀했다"라면서 "토트넘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메스가 에버턴으로 완전 이적한 후 뜻대로 풀린 일이 거의 없었다. 고메스는 2019년 토트넘전에서 손흥민과 경합 중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심각한 부상은 고메스의 자신감을 상실시켰다"라고 4년 전 일을 재조명 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미드필더인 고메스는 자국 명문 벤피카를 거쳐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성장한 선수다. 2015/16시즌 리그 수준급 활약을 펼쳐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고, 2016/17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발렌시아 시절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점이었던 패스, 드리블 모두 애매모호했다. 결국 바르셀로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에버튼으로 이적했다.
2018/19시즌 임대로 에버턴에 합류한 고메스는 자신의 장점을 살린 경기 스타일로 에버튼의 중원을 책임졌다. 서서히 폼을 끌어올렸고 어느새 팀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에버턴은 시즌 종료 후 고메스를 완전 영입했다.
찬란할 것 같았던 고메스의 영국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9/20시즌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의 백태클로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부상 상태를 확인 후 레드 카드로 바꿨을 만큼 심각했다. 주위 선수들 모두 얼굴을 감싸쥐었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손흥민도 눈물을 흘렸을 정도였다.
이후 고메스의 경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5개월의 회복 기간이 예상됐으나 약 2개월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고메스는 에버턴 입단 초기에 보여줬던 기량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2021/22시즌에는 완전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리그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도 많았고 소집되더라도 벤치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에버턴은 고메스 방출을 결정했다. 당시 데일리메일은 "에버튼은 이번 여름 고메스를 방출할 계획이다. 현재 고메스는 부상 당하지 않았지만 프리시즌 경기에서 1분도 뛰지 못하고 있다"라며 "고메스는 한때 에버튼의 핵심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2019년 토트넘전에서 끔찍한 부상을 당했고 이제는 에버튼을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적절한 제의가 온다면 기꺼이 고메스를 판매할 것"이라며 "에버튼은 다른 구단들의 제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메스에게 큰 관심을 보인 팀은 없었다. 결국 리그1 LOSC 릴로 1시즌 임대를 떠났다.
릴에서 고메스는 서서히 폼을 끌어올렸다. 리그 26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임대가 종료된 후에는 션 다이치 감독이 부임한 에버턴에 복귀했다.
이번 시즌 부상 문제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다가 토트넘전에서 벤치에 포함된 고메스는 전반 24분 교체 투입돼 후반 막바지 추격골이자 에버턴 복귀골을 신고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득점 외에도 날카롭고 정확한 패스로 부상 이전 기량을 어느정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다이치 감독은 "고메스의 활약에 매우 기쁘다. 그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프리시즌에 팀에 돌아왔을 때 고메스에게 우리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분명히 전달했다. 고메스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고메스의 기량을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입하는 게 좀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난 고메스가 잘 해줄 거라고 믿었다. 첫 7~8분 동안 경기에 훌륭하게 적응했다. 자신의 역할도 잘 맡았다. 높은 위치에서도, 중간에서도 잘 뛰었다. 패스는 매우 훌륭했다"라고 극찬했다.
데일리메일도 "다이치 감독 팀에서 처음 출전한 고메스는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자질을 상기시켜줬다. 토트넘을 상대로 빛나는 모습을 보였고, 다이치 감독 시스템에서 강력하고 효과적이었다"라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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