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대선 정치 광고로 1억 달러 벌겠다"…구글은 '글쎄'

김민정 2023. 12.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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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X(옛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인수했던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가 미국 대선 관련 정치 광고로 향후 1억 달러(1300억원)를 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최근 보도했다. 각종 자율 규제 등으로 정치 광고와 '거리 두기'를 하려는 구글·메타 등 미디어 플랫폼들과 달리 정치 광고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X는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을 통해 정치 광고 영업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머스크는 과거 트위터 시절 잭 도로시 당시 CEO가 세웠던 정치 광고 금지 지침을 뒤집어 전면 허용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후 X는 10명의 전담팀을 구성해 정치 캠페인 전략가, 마케터 등과 접촉하며 정치 광고를 유치했는데, '매출 1억 달러'란 목표 달성을 위해 인력 확충에 나선 것이다.

X가 정치 광고에 주목하는 건 수익률 저하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8월 X의 광고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가량 감소했다. 지난달엔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애플·디즈니·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광고를 중단했다.

FT에 따르면 X의 정치광고 전담팀은 최근 정계 관계자 100여 명을 초대해 "(X의) 미국 내 사용자만 9240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98%는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라 강조하는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미국의 전체 정치 광고 시장은 100억 달러(13조원), 이중 디지털 관련 시장은 30억 달러(4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김영희 디자이너


이 같은 X의 행보는 구글 등 다른 미디어 플랫폼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메타는 생성형 AI로 제작된 정치 광고는 일절 게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지난 7월 선거 광고에 생성형 AI가 사용됐는지를 분명하게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허위·혐오 관련 정치 콘텐트에 대한 자체 규제를 강화해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상황이다.

반면 X는 정치 광고에 대한 이렇다 할 규제 규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페이지뷰(PV) 당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며 정치 광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WSJ에 따르면 X의 PV 1000회당 가격은 약 4~5달러다.

X가 정치 광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1억 달러란 목표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다. 2018년 미국 중간선거 당시 트위터는 300만 달러(39억원) 정치 광고 수익을 거뒀다. 1월부터 지난 12월 11일까지 X의 정치 광고 수익은 470만 달러(61억원)에 그친다.

소셜미디어 서비스 링크드인에 게재된 X(옛 트위터) 정치 광고 영업 전문가 구인 게시글. 사진 링크드인 X 계정 캡처


이 같은 지적에도 머스크는 목표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X는 미 공화당의 우파적 신념을 지닌 이들이 두텁게 사용자층을 형성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고정 수요'가 탄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X는 폭스뉴스 간판 앵커였던 '친트럼프 논객' 터커 칼슨을 위한 쇼 플랫폼을 제공했다. 지난 4월 2020년 미 대선이 사기라는 주장을 퍼뜨리던 칼슨은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당한 뒤 X로 무대를 옮겨 '터커 온 엑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론 드산티스는 X의 정치광고에 35만 5000달러를 쏟아 부었다.

디지털 마케팅 업체 IMGE의 수석 부사장 코트니 위버는 WSJ에 "X에서는 유사한 유권자를 타깃팅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고정 팬을 결집해 후원금을 모으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창구로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WSJ은 "이전의 트위터, 현재 다른 플랫폼에서 시행되고 있는 정치 광고, 콘텐트 조정 정책들이 보수주의자, 보수 정파에 외려 편향적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다"며 "그들에게는 정치 광고에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고 그냥 놔두는 머스크의 '무(無) 간섭' 접근법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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