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3만명 구조조정 추진설…커지는 AI發 해고 공포 [팩플]

김남영 2023. 12. 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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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인간 근로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이 AI기술 도입 이후 광고 조직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구글 로고. AFP=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26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에 따르면 구글은 3만여명에 달하는 광고 판매 부문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이 개편안에 해고가 포함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대규모 해고까지 이뤄진다면 구글은 1년만에 정리해고를 진행하게 된다. 지난 1월 구글은 모회사 알파벳 산하 자회사 전 부문에 걸쳐 전 직원의 약 6%인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의 이번 구조조정 검토는 AI 기술을 광고 부문에 도입하면서 인력 수요에 변화가 생긴데 따른 것이다. 최근 수년 사이 검색 엔진과 유튜브 등 광고에 생성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예전만큼 많은 직원이 필요 없게 되면서다.구글은 2021년 자사 광고 부문에 AI 기반 광고 제작 도구인 ‘퍼포먼스 맥스’(PMax)를 출시했다. 올해는 해당 도구에 생성 AI를 탑재해 광고 제작의 효율을 높였다. 광고주들도 퍼포먼스 맥스를 활용한 광고 제작을 점점 택하면서 인력 수요가 줄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해


IT업계를 중심으로 AI발(發) 실업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자들 사이에서 AI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경고는 과거부터 있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생성AI가 생산성 향상 도구로 본격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우려가 현실로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져 실업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AI가 생산성을 높인다지만, 그걸 모든 사람이 균등하게 공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옥 기자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3 고용 전망’ 보고서는 전 세계 일자리 27%가 AI를 통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구인구직 플랫폼 레주메빌더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AI 기술이 인간 근로자를 대체했다고 생각하는 기업인은 37%(미국 기업인 750명 조사)에 달했다. 또 44%는 AI 적용 효율화로 내년에 해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5월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5년 동안 업무지원 부서 직원 2만6000명 중 30%를 AI로 대체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한국 상황은


한국도 AI로 인한 실업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의 협력업체가 콜센터 상담사 240명을 해고한 사례가 공개되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 챗봇 등이 활용되며 고객센터 이용자 수가 크게 줄었다”며 “다른 협력업체에서 고용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IT기업도 코로나19 이후 ‘개발자 모시기’ 열풍으로 직원 수가 크게 늘고 인건비가 대폭 오른 만큼, 일자리 문제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IT 노조 등 노동계에선 AI로 인한 실직 문제에 대해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오세윤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은 “오히려 AI 개발 등으로 인해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기술이 촉발한 일자리 지형 변화에 대한 노사간 논의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1일 미국 노동총연맹과 ‘AI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노동계와 논의하기로 했다. ‘AI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MS가 내놓은 선제적 조치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AI가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대체하는 효과가 상당히 커지면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노사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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