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0’이라는 광명…요즘 분위기는?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9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제법 규모가 큰 시장이 나온다. 광명전통시장이다. 철산로데오거리와 함께 광명시 상권의 또 다른 중심가다. 시장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서 5분 정도 걸으니 한눈에 봐도 거대한 흰색 펜스가 눈에 들어온다. 2025년 11월 입주예정인 광명센트럴아이파크(광명4구역, 1957가구) 공사 현장이다. 이곳은 2023년 8월 분양 당시만 해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무리했다. 3.3㎡ 당 평균 3271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경쟁률 18.9대1을 기록하며 대부분 주택형에서 1순위로 마감됐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 광명뉴타운에서도 입지가 괜찮은 축에 속한다. 광명사거리역과 사실상 붙어있어 광명뉴타운 ‘대장주’라고 불리는 광명11구역을 제외하면 입지가 가장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 조금만 걷다 보면 또 다른 공사 현장이 나온다. 광명5구역을 재개발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2876가구 대단지로 GS건설,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짓는다. 일반 분양 물량은 639가구다.
광명시 내 아파트 공사는 여기서 그치질 않는다. 4구역과 5구역 북쪽에는 목감천을 경계로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과 맞닿아 있는 트리우스(광명2구역)가 2024년 12월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트리우스 역시 3344가구 대단지로 이곳은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행돼 어느 정도 아파트 형태를 어느 정도 갖춘 모습이다.
트리우스 북동쪽에는 2025년 12월 입주 예정인 광명자이더샵포레나(광명1구역)가 한창 건물을 올리고 있다.
정리하면 광명뉴타운 중에서도 광명시장 북동쪽에 짓고 있는 아파트만 무려 1만2000가구(1구역 : 3585가구, 2구역 : 3344가구, 4구역 : 1957가구, 5구역 : 2878가구)다.
광명뉴타운뿐만 아니라 철산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역시 활발하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 오른쪽에 위치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3804가구), 철산자이브리에르(1490가구)가 공사 중임을 감안하면 2025년 전후로 광명시 7호선 북측 라인으로 무려 2만 가구가 새롭게 들어선다. 공사 현장 6곳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만큼 이곳에는 공사용 트럭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모습이다.
공급물량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광명시가 경기도 31개 시군 중 미분양 가구수가 ‘제로’인 지역으로 꼽혀 부동산 업계 관심을 모은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경기도의 31개 시군 단위 중 미분양 가구수가 0가구인 지역은 총 9곳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광명시를 비롯해 과천, 안산, 오산, 구리, 군포 , 의왕, 여주, 가평 등이 미분양 가구 제로를 기록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광명시가 지금도 미분양이 ‘제로’ 상태는 아니다. 해당 자료는 10월 말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반면 지난 11월 정식 계약에 들어간 트리우스의 경우 약 100가구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광명에서 분양한 수많은 아파트 중 계약 속도가 가장 더디다. 그럼에도 2023년 워낙 많은 물량이 쏟아졌던 광명인 만큼 일부 고분양가 논란에도 미분양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청약 열기가 다소 시들해지고 있고 남은 공급물량도 상당한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2023년 광명에 쏟아진 아파트
대단지 물량 잇따라 공급해 주목
2022년 12월부터 경기도 광명시에는 그야말로 아파트 공급이 쏟아졌다. 시작은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광명10구역, 1051가구)와 철산자이더헤리티지(철산주공 8, 9단지 재건축, 3804가구)였다.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 1?2순위에서 평균 경쟁률 2.4:1로 마감하고 광명10구역을 재개발한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는 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타입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23년 1월 초 정부가 광명시 아파트 규제를 해제되면서다. 광명시 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광명시 아파트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올해 5월 3.3㎡당 평균분양가 2899만원에 공급됐던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청약경쟁률이 10.48대 1을 기록하며 빠른 기간 내에 완판했다. 이어 광명센트럴아이파크는 광명시 최초로 3.3㎡ 당 평균 분양 가격이 3000만원을 넘어섰지만 예상보다 인기가 좋았다.
10월 청약을 진행한 ‘철산자이 브리에르’(철산주공10·11단지 재건축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3399만원으로 또 광명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총 1490가구 중 393가구를 모두 팔며 기세를 이어갔다. 브리에르는 일반 분양물량이 전용 59㎡ 단일 면적으로 구성됐다.
2023년 1년 내내 광명시 청약 열기가 이어가면서 각종 커뮤니티에는 2023년 초 가장 먼저 등장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 분양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말이 나온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 3.3㎡당 분양가는 2896만원으로 당시 기준으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입지만 보면 2023년 광명시에서 분양했던 그 어떤 아파트 단지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다른 곳은 모두 광명뉴타운을 재개발한 아파트로 행정구역상 광명시 광명동에 위치했다. 광명시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철산동을 가장 선호한다. 학교나 학원 등 교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철산동에는 광명북 초·중·고가 붙어있으며 안양천만 건너면 바로 서울 가산디지털단지가 있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광명시 학군과 교통, 상업시설의 중심지인 철산동에 자리잡고 있다. 철산주공12단지와 13단지를 제외하면 철산동 내에서도 가장 입지가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도 철산자이더헤리티지가 지금 재평가 받는 배경이다.
2023년 내내 계속될 것 같던 광명시 청약 열풍은 최근 들어 다소 꺾인 모습이다. 11월 분양에 들어간 트리우스가 여전히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전용 84㎡부터 분양가격이 10억원을 넘는다. 일반분양 물량 중 상당수가 전용 84㎡로 구성되면서 수요자 자금 부담이 컸다. 후분양제를 도입해 2024년 12월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입지가 애매해 수요자 선택을 받지 못했다
5구역도 분양 들어가는데
관심사는 앞으로 전망이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침체 국면으로 돌아섰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5구역)’가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약 11만6600㎡ 대지면적에 지하 4층~지상 최고 37층, 18개 동, 총 2878가구 규모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34~99㎡ 639가구다.
입지만 보면 광명뉴타운에서 11구역, 4구역에 이어 3번째로 선호하는 지역이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와 비교하면 철산 생활권에 가깝고 세대수가 더 많다는 장점이 있다. 또 광명동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사실상 ‘초품아’ 단지다. 반면 지형이 다소 경사가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광명시 부동산 업계는 5구역 분양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광명시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3년 광명시에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만 7~8차례 분양했으며 2~3년 내 입주 물량만 최소 2만 가구”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광명에 3기 신도시 공급 등이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 수준을 적절히 고려해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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