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냥한 한동훈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해야"

비대위원장 취임 "내년 총선 지역·비례 출마 않겠다"..."김건희 특검법은 총선용 악법"

[박현광, 남소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저는 김건희 특검법은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국민의힘의 운명을 손에 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락 연설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에 대해선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총선 승리의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직적 당정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비대위원장직 수락 연설... "여당과 정부는 협력하는 동반자"

한 비대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통령실과 당이 김건희 특검법 조건부 수용도 안 된다는 입장을 냈는데 따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선 "특검법은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저는 충분히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걸 어떤 차원서 어떻게 당에서 대응할 것인지, 원내서 어떻게 대응할지 대해서는 충분히 보고받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민주당의 정략적 행동에 협조하거나 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언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한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협조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드러난 '수직적 당정 관계' 문제 또한 타파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여당과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각자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는 기관"이라며 "수직적이니 수평적이니 얘기 나올 부분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며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거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동훈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

▲ 취임한 한동훈 비대위원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를 마친 뒤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와 전쟁을 선포하는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각을 세웠다.

그는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정말 그런 세상이 와서 동료 시민들이 고통받는 걸 두고 볼 건가. 그건 미래와 동료 시민에 대한 책임감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정(Fear is reaction. Courage is a decision)"이라는 영국의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말을 빌려 이 대표를 겨냥했다.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다. 이대로 가면,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와 전제를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맞이한 어려운 현실은, 우리 모두 공포를 느낄 만하다. 그러니, 우리가 용기 내기로 결심해야 한다. 저는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면, 헌신해야 한다. 용기와 헌신, 대한민국의 영웅들이 어려움을 이겨낸 무기였다. 그 무기를 다시 들자."

한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 불출마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저는,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며 "오직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서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