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이재명+운동권,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종합)

"내년 총선 지역구, 비례 모두 출마 안할 것"
"총선, 불체포특권 포기해야 공천받을 수 있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더불어민주당과의 일전을 예고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지역구와 비례대표 어느 쪽도 출마하지 않은 채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을 통해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와 전제를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맞이한 어려운 현실은, 우리 모두 공포를 느낄만 하다"며 "그러니 우리가 용기 내기로 결심해야 한다. 저는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그는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 승리를 위해 뭐든지 다 할 것이지만,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냉정한 반성도 주문했다. 그는 "당대표가 일주일에 세번, 네번씩 중대범죄로 형사 재판받는,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냉정하게 반성하자"며 "국민들께서 합리적인 비판 하시면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반응하고 바꾸자"고 요구했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그는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들께 제시하겠다"며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시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첫번째 숙제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총선용 악법"이라면서도 "당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 설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통령과 여당, 여당과 정부는 헌법 범위 내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기관으로 수평, 수직 이야기가 나올 부분이 아니다"라며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인 관계로,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면 되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27일 탈당이 예고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 등에 대해서는 "특정한 분들을 전제로 (만나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우리 당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이 모일수록 강해진다"면서 "앞으로 취임하게 되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진영과 상관없이 만나고 경청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와 개딸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세력의 폭주를 막는다는 것은 우리가 이겨야 할 절박한 이유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우리가 이겨야 할, 우리 정치와 리더쉽의 목표일 수는 없다"며 선언적인 형태로 정책 지향점을 공개했다. 그는 "인구재앙이라는 정해진 미래에 대비한 정교한 정책,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든든하게 보호하는 정책, 진영과 무관하게 서민과 약자를 돕는 정책, 안보, 경제, 기술이 융합하는 시대에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는 정책, 자본시장이 민간의 자율과 창의, 경제발전을 견인하게 하면서도 투자자 보호에 빈틈없는 정책, 넓고 깊은 한미공조 등 세계질서 속에 국익을 지키는 정책,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는 원칙있는 대북정책, 기후변화에 대한 균형있는 대응정책, 청년의 삶을 청년의 입장에서 나아지게 하는 정책,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정책, 지역 경제를 부양하는 정책, 국민 모두의 생활의 편의를 개선하는 정책 등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