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軍 정신 교재…文때 삭제한 "적∙北추종 세력"부활
국군 장병의 안보관 확립을 위해 발간하는 정신교육 교재에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삭제했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敵)'이라는 표현이 부활했다. 또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을 '내부의 위협'으로 명시하고 한·미동맹과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강조했다.
국방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개편·발간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5년마다 발간하는 해당 교재는 정신전력교육의 기준이 되는 '지도서'로, 12월 말부터 전군(중대급, 학교기관 등)에 배포돼 일선 국군장병 교육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대적필승(對敵必勝)의 정신적 대비태세 완비를 위한 장병 정신전력 강화 차원에서 대적관과 군인정신이 강화된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를 새롭게 개편·발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방부는 대적관 분야를 대폭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우선 문재인 정부 당시 삭제했던 '대한민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명백한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다시 들어갔다. 주요 3대 영역(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중 하나로 확대 개편된 '대적관' 항목(115쪽)에서다. 앞서 2019년 일선 부대에 배포한 기본교재에선 해당 부분을 "북한은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의 대상이다. 도발과 적대행위를 자행한다면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태세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표현했다.
이적·종북 세력에 대한 표현도 강화됐다. 2019년에는 종북세력을 '내부의 적'으로 규정했던 기존 표현을 삭제했지만,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을 설명하는 항목에서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장병들에게 이런 세력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것은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이를 부정하고 방관하는 것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심회· 왕재산 사건 등 2000년 이후의 간첩단 사건,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번 교재 개편엔 장병의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확립을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가 반영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당시에도 '반국가세력의 선전선동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야기'를 주요 상황으로 상정해 훈련을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북한은 개전 초부터 위장평화 공세와 가짜뉴스 유포, 반국가세력들을 활용한 선전 선동으로 극심한 사회 혼란과 분열을 야기할 것"이라며 "가짜뉴스와 위장평화 공세, 선전 선동을 철저히 분쇄하고 국론을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맹과 연대'를 강화해 국가안보에 유리한 대외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겼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한 한·미동맹과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가치공유국과의 연대 강화가 강조됐다. 기존의 교재가 주요 과제 중 하나였던 한·미동맹 관련 항목을 '튼튼한 안보를 위한 우리의 자세'라는 항목의 하위 주제 가운데 하나로 격하시켰던 것과 대비된다. 이 밖에 인권문제, 심각한 경제난 등 북한의 실상, 대한민국의 가치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 우월성 등의 내용도 보강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작전배치된 천안함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방문해 참배했다. 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더 강해진 천안함이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를 만드는 선봉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가차없이 수장해 선배 전우들의 원한을 복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장병들의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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